윤 대통령 국빈만찬, 한달만
중국 견제, 러시아 대응 공조 포석
'모디 인권 문제' 제기에 백악관 "인도와 소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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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는 동시에 인도의 전통 우방국인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국빈 방미하는 모디 인도 총리를 맞이한다"며 "국빈 방문에는 6월 22일 국빈만찬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문은 자유롭고 개방되며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양국 공동의 약속과 국방·청정에너지·우주 등 전략적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공동의 결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세 번째 외국 정상이 된다.
두 정상은 2021년 9월 미국에서 개최된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對)중국 견제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계기로 백악관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를 국빈으로 초청한 것은 성명이 '인도·태평양에 대한 양국의 공동 약속'을 강조한 것에서 보듯 인도가 국경 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모디 총리의 방문은 특히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와 경제·안보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할 수 기회"라고 전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있는 러시아 대응에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4년 5월 모디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인도는 초대 자와할랄 네루 정부 때부터 형성한 러시아(소련)와의 전통적인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오히려 늘리는 등 미국과 유럽연합(EU) 주도의 러시아 금융·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모디 총리가 3월 네루 가문 4대손으로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콩그레스) 지도자인 라훌 간디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해 의회에서 축출하는 등 경쟁자들을 배제하고, 사법 시스템을 자신의 뜻대로 왜곡해 정치권력을 공고히 하는 등 사실상 인도국민당(BJP) 일당 통치를 추진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비판하는 전제정치라고 NYT는 지적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날 뉴욕으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모디 총리 치하의 인권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에 관한 한 미국과 인도 간에 분명한 입장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전 세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종교·신념의 자유 등 인권 문제에 대해 인도 고위급 관리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하는 일"이라면서도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법에 관해 이야기할 때 중요한 관계"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후 호주를 방문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아울러 9월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