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불참 속 수천명 헌화 위해 긴 행렬
"장례식, 푸틴에 대한 슬픈 평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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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모스크바 하우스오브유니언의 대강당인 필라홀에서 거행됐으며 수천명의 추모객들을 고인에게 헌화하기 위해 수시간을 기다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필라홀은 블라디미르 레닌과 이오시프 스탈린 등 구소련 지도자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곳이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시신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이끄는 행렬에 의해 노보데비치 공동묘지로 운구돼 1999년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라이사 여사 옆에 안장됐다.
고인의 외동딸인 이리나 비르간스카야 고르바초프재단 부회장과 두 손녀가 고인의 곁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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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바쁜 일정을 이유로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푸틴은 지난 1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별세한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을 찾아 헌화하고 조의를 표했다. 푸틴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고인의 별세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소련 마지막 지도자의 유산을 칭송 없이 인정하면서 '세계 역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정치인이자 정치가'라고 평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러시아 정부 측에서 푸틴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 총리, 그리고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독재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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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는 크렘린궁이 공식적으로 국가 장례식 선언을 거부한 것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유산에 대한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며 고인은 철의 장막을 무너뜨린 공로로 전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았지만 소련 붕괴와 수백만명의 빈곤을 초래한 뒤이은 경제 붕괴로 러시아 내에서는 비난받는다고 전했다.
NYT는 푸틴의 부재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크렘린궁은 고인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고 싶었지만 푸틴은 현재 대부분 되돌리려고 하는 그의 유산 상징으로부터 거리두기를 원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으로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안드레이 콜레스니코브는 NYT에 "그들은 자유와 희망을 묻었다"며 "장례식은 푸틴이 지난 수년 동안 해온 일과 푸틴에 대한 정말 평화롭고 슬픈 시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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