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김찬형(정신과), 장진우(신경외과) 교수와 한양의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진구 교수 공동연구팀은 여러 치료 방법에도 효과가 없었던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 4명에게 고집적 초음파뇌수술(MRgFUS)을 진행한 결과, 치료 후 1년 넘게 큰 합병증 없이 우울 증상이 개선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널인 Bipolar disorders(IF 5.41)에 ‘고집적초음파를 이용하여 난치성 우울증을 치료’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약 1000여개의 초음파 발생 장치를 이용해 뇌에서 우울 증상을 일으키는 내포전각 부위 한 곳에 초음파를 집중시켰다. 치료용 초음파는 출력 650kHz로, 파형 에너지의 상쇠 없이 뇌의 목적 부위에 도달해 구성된 피막을 깨는(절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MRI를 통해 치료과정 동안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1mm 이내 오차 범위를 유지했다. 4명의 환자 모두 고집적 초음파로 양측 전피막 절제술에 성공했고 수술 다음 날 일상적 가정생활로 복귀했다.
환자들은 수술 이후 1주일, 1개월, 6개월, 12개월 동안 객관적 우울증 평가(HAM-D)와주관적 우울증 평가(BDI)에 대해 검사를 받았다. 또 신경학적 검사, 신경정신학적 검사, MRI 검사 등도 시술 후 최대 12개월까지 평가를 받았다. 12개월 후 이들의 객관적 우울증 평가(HAM-D) 점수는 83.0%, 주관적 우울증 평가(BDI) 점수는 61.2% 하락해, 모두 치료에 응답했다.
HAM-D 총 점수는 50% 이상 하락해 증상이 호전됐다. 수술 중 그리고 수술 후 신체적, 신경학적, 심리적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전후 시행한 신경심리 검사상 임상적으로 유의한 인지기능 저하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김찬형 교수는 “지금까지 머리를 절개해 뇌를 노출하는 개두술을 이용한 난치성 우울증 치료 후 환자의 52%에서 섬망 등의 일시적 부작용을 경험했고 21%는 뇌출혈, 요실금, 두통 등의 영구적인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연구가 있다”며 “자기공명영상 유도하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수술은 두개골을 직접 여는 기존 방식이 아니어서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없는데다 짧은 시간에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고 현재까지 알려진 단·장기적 부작용이 없어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우울증은 삶의 질을 저하하는 정신질환으로, 약물 및 심리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저항성 우울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뇌신경 자극술, 절제술 등의 수술 치료가 있지만 수술 부작용과 긴 회복 기간 등 여러 문제로 활용이 어려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수는 2015년 60만1152명에서 2019년 79만6364명으로 약 32.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