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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이 카슈미르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에서 교전해 양쪽에서 최소 9명이 사망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제공격의 주체를 놓고는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인도군 관계자는 파키스탄군이 인도령 카슈미르의 군사 시설과 민간인 거주지역을 먼저 타격해 민간인 1명과 인도군 2명이 사망했고 민간인 3명도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입장은 정반대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인도군이 민간인 지역을 목표로 삼아 선제공격을 감행해 5명의 민간인과 군인 1명이 사망했고 민간인 3명이 부상당했다고 맞섰다. 민간인 사상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는 게 파키스탄 측의 주장이다.
라제쉬 칼리아 인도 육군 대변인은 파키스탄이 2003년에 합의된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인도 언론사인 엔디티비(NDTV)에 따르면 비핀 라왓 인도군 장군은 4개의 테러리스트 거점을 박격포로 반격해 이 중 3개를 완파했으며 6~10명의 파키스탄군과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고 전했다. 또 최근 파키스탄군이 지원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인도 잠입 움직임이 감지돼 왔으나 이번 공격을 통해서 큰 타격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반면 파키스탄군의 대변인인 아쉬프 가푸르 장군은 인도 공격을 효과적으로 대응한 결과 9명의 인도군을 사살하고 2개의 벙커시설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파키스탄 정부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인도 대사를 초치해 파키스탄에는 테러리스트 거점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유엔(국제연합·UN) 안전 보장 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대표를 국경지역으로 초청하는 것을 제안했다.
인도 제1야당인 국민의회당은 인도 여당인 인도국민당이 선거용으로 테러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도의 마하라슈트라주·하리아나주는 21일 의회선거를 치른다. 앞서 지난 2월 양국 간의 교전 후 갈등 분위기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5월 재선 확정 이후 돌연 화해모드로 전환했다가 재차 악화되는 양상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자 일부를 점유하고 있는 전통적인 분쟁지역이다. 지난 2월 양국은 국경지역에서 공중전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인도 전투기 비행사가 파키스탄 영토에 비상 착륙해 구금됐다가 석방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모디 총리가 재선에 성공하고 양국 분위기도 개선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지난 8월 5일 인도 정부가 인도령 카슈미르의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급반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 사회에서 인도를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있고 인도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