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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PMC 은행에 1억5000만원을 예치하고 있던 산제이 굴라띠가 13일(현지시간)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 이어 14일에는 또 다른 예금주인 파또말 펀자비가 같은 증세로 사망했다고 15일 타임즈 오브 인디아 등 복수의 매체가 보도했다. 13일 사망한 산제이 굴라띠는 12일 예금주들의 항의 시위에 참여한 후 집으로 돌아가 식사 중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평소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제이 굴라띠는 파산한 제트 에어웨이즈에서 지난 4월 실직했으며, 아들의 신체 장애 치료에 들어가는 의료비 지출이 컸던 걸로 전해지기도 했다. 14일 사망한 다른 예금주인 파또말 펀자비는 지난 3월 배우자와 사별한 이후 홀로 살아오다 PMC 은행 사태가 터진 뒤 지속적으로 항의 시위에 참여해왔다. 그는 평생 모아온 전 재산을 PMC 은행에 예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PMC 은행은 2019년 3월 마감 기준 한화 1조9260억원의 예치 예금과 137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소규모 은행이다. 부동산 개발 기업인 에이치디아이엘(HDIL·Housing Development & Infrastructure) 그룹에 최소 7187억원을 불법 대출한 혐의가 포착돼 법적 조사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인도중앙은행(RBI)은 PMC 은행의 모든 신규 대출 및 예금 예치 등의 은행 업무를 중단시켰다. 또 예금 인출을 6개월 간 1인당 4만루피(한화 66만원)로 제한했다. 이마저도 최초 1000루피(한화 1만6500원)로 시작해 3번에 걸쳐 증가한 액수다. 아직도 지점에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예금주들이 인출을 위해 하루 종일 긴 줄을 서는 형편이다.
고액을 예치한 고객들은 연일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예금 인출 가능한 시기 확정 및 범죄자들을 보석으로 석방하지 말 것이 이들의 요구사항이다. 15일에는 사망한 2명의 예금주들을 기리며 평화 촛불 행진을 벌였다. 21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주 정부는 적극적으로 구제에 나서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인도 중앙은행 및 재무부에 대책 마련을 압박하고 있다. 경찰은 은행의 전직 임원 2명과 채무자인 HDIL의 오너 일가를 체포해 조사 중에 있으며 채무자의 자산 5798억원은 압류됐다. 인도에서는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이 약 166만원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의 점검과 관련법 개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