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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와 하시나 총리가 지난 5일 가진 뉴델리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안보·문화 등의 분야에서 7개의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3개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고 6일 타임즈오브 인디아 등 복수의 매체가 전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방글라데시에 있는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인도 국가시민명부에 대해서는 별도의 합의 내용이 없었다. 모디 총리가 하시나 총리에게 제도에 대해 설명하며 인도 내부적 절차이므로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2주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만난 하시나 총리에게 동일한 내용을 전달한 바가 있다.
이에 대해 샤히둘 하크 방글라데시 외무부 장관은 “양국 관계는 현재 최고”라면서도 “국가시민명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추후 진행 경과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아쌈주의 국가시민명부 재조사 및 확정은 시민권이 없는 불법체류자를 찾아내는데 목적이 있다. 2013년 12월 대법원의 시민명부 갱신 명령 이후 2015년 2월부터 조사가 실시됐으며 전체 3300만명 중 올해 8월 31일 최종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190만명이 시민권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문제는 190만명의 절대 다수가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전후로 방글라데시에서 인도로 넘어와 정착해 살고 있는 무슬림들 또는 그 후손들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국가시민명부 재조사는 대내외적으로 무슬림을 추방하기 위한 ‘인종 청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민권과 함께 투표권이 상실될 경우 아쌈주에서 전체 인구 1/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의 정치적 영향력은 현저히 약해진다.
이들이 시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독립전쟁이 발발한 1971년 3월 이전에 아쌈 주민이었거나 그 후손임을 공식 서류로 증명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2017년 8월 미얀마에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 74만여명을 수용하고 있고 송환을 위해 미얀마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들이 제시한 ‘완전한 시민권과 안전지대 조성’ 조건을 미얀마 정부가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더뎌지면서 기약이 없다. 이 가운데 인도 아쌈주에서 시민권을 박탈당한 190만명마저 난민으로 전락한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인도로 이주한 이들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