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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연간 3만 마리 뱀 출몰 신고 접수...소방관 업무 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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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관 객원 기자

승인 : 2019. 08. 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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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인근 방나지역 주택에 침입한 길이 7미터의 보아 뱀 출몰을 신고받고 출동해 포획한 ‘방나 소방서인명구조대’ 대원들./사진=방나 소방서인명구조대 홈페이지
태국 방콕이 거주지에 출몰하는 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방서는 쏟아지는 신고에 인력이 모자라 다른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랏 TV와 포스트 투데이 등 태국의 언론매체에 따르면 방콕의 민간 거주지에 출몰한 뱀 포획 처리와 관련해 소방청 199 구조대에 들어오는 공식 신고 건수가 연간 3만건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방콕의 방켄 지역 소방청에서 16년째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핀요 소방관은 자신이 포획 요청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잡은 뱀만도 수천 마리를 상회한다고 증언했다. 태국 공공재난 방지국의 자료에 의하면 포획된 뱀의 70% 정도가 보아 뱀 종류이고 25%는 코브라, 녹색 독사, 쥐 뱀 등이다. 나머지 5% 정도는 외래종 뱀으로 방콕 지역에서만 연간 3만건에 달하는 민가 뱀 출몰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방콕의 무수히 많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발이 뱀의 출몰을 부추긴다. 땅 밑에 서식하던 뱀들이 건축 소음과 진동에 의해 땅속이나 수풀에서 벗어나 민가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는 주택 내 대형 뱀 출몰의 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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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포획처리 관련 교육을 받고잇는 태국 소방관. 사진=태국 ‘뱀독 및 해독제연구소’ 페이스북
최근에는 중부 깜팽펫 주(州)에서 대형 뱀이 출현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자소방관이 3m에 가까운 보아 뱀을 맨손으로 잡는 장면이 TV방송에 중계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제의 주인공은 깜팽펫 소방서에 근무하는 인명구조대 팟티다(여·24) 소방관이다. 그는 지난 20일 깜팽펫 병원 맞은 편 기숙사 건물 측면에 갑자기 나타난 대형 보아 뱀에 크게 위협을 느낀 입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나가 날렵한 솜씨로 포획해 주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지난 3월에는 방콕에 인접한 방나지역 라산 로드 50번지 주택가의 한 민가에 길이 무려 7m에 무게가 50㎏에 달하는 보아 뱀이 천장에서 방안으로 고개를 내미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일도 있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5명의 소방청 199 구조대 소방관은 천장을 뜯고 뱀을 포획했다. 그 뒤 산림청에서는 지방의 숲속에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태국은 불교국가의 생명존중 정서와 1992년 제정된 산림 내 동물보호법에 의거해 이런 과정에서 포획된 어떤 뱀이라 할지라도 절대 죽이지 않고 산속의 숲에 풀어주는 것이 법제화돼 있다.

문제는 출몰하는 뱀들로 과중되는 소방관들의 업무다. 태국의 199 소방관들은 화재진화 외에 재해구난과 인명구조를 전담하고 있다. 말벌로부터의 공격과 애완동물 구조, 도로 주행 중에 발생한 자동차의 타이어펑크까지 처리해 주는 것은 물론 주거지에 출몰한 뱀의 포획처리마저 도맡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늘어나는 뱀 포획 신고가 소방관들의 업무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창관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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