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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이강원의 미국 야생동물] 귀여운 다람쥐도 방심하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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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부 기자

승인 : 2018. 08. 31. 07:12

[노트펫] 미국에서는 공원이나 숲은 물론 주택가에도 다람쥐들이 무척 많다. 다람쥐는 귀엽고 깜찍한 외모 덕분에 미국에서도 많은 귀여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외모만 그럴 뿐 다람쥐의 진짜 성격이 그렇게 온순하지만은 않다. 너무 온순하면 자연계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다람쥐의 성격을 필자가 이렇게 자신 있게 논할 수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집 뒷마당에는 제법 큰 나무들이 있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그런 나무가 마당에 있으면 빨랫줄을 걸고 빨래를 야외에서 건조한다.


필자가 빨래를 마당에서 말리기 위해 나가기라도 하면 나무 위의 다람쥐들은 제법 큰 소리로 짖어댄다. 울어대는 것이 아니라 짖어댄다! 물론 다람쥐의 짖는 소리는 개가 짖는 소리와는 다르다.


새가 내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의 중간 정도다. 아무튼 다람쥐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의 영역에 침입한 사람에게 위협적으로 경고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필자의 집 뒷마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다람쥐, 2018년 7월 촬영

뒷마당에서 사람이 사라지면 다람쥐들은 나무 위를 오르내리거나 마당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다람쥐들은 가을이 되면 여기저기서 모은 도토리를 마당이나 나무 곳곳에 박아둔다.


그리고 봄이 되면 도토리를 빼내서 먹는다. 하지만 다람쥐가 자신이 묻어둔 도토리를 100% 다 찾지도, 다 먹지도 못하므로 그 중의 일부는 나중에 싹을 틔워서 나무가 된다. 이런 다람쥐의 습성을 고려하면 필자의 집 뒷마당은 다람쥐의 곡식창고라고 볼 수도 있다.


빙하기 대자연이 만든 걸작인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에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당연히 수많은 다람쥐들도 산다.


그런데 영리한 다람쥐들은 그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자신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안다. 심지어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다니며, 그 중에서 일부는 자신들에게 공짜 식사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 것도 안다.


그래서 일부 다람쥐들은 공원 매점의 돌 틈 등에 숨는다. 공짜 식사를 위해서다. 다람쥐들은 사람들이 음식을 들고 밖으로 나오기만 기다린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뭔가를 던져주거나 아니면 빵이나 과자 부스러기라도 흘리면 빛의 속도로 다가와 잽싸게 자기 몫을 챙긴다.


사진 속의 다람쥐는 돌 틈 사이에 있다가 한 관광객이 먹을 것을 흘리자 잽싸게 다가와서 자신의 입에 넣었다. 2018년 6월 그랜드 캐년에서 촬영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다람쥐들은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기꺼이 촬영에 응한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만족해야 한다. 더 욕심을 내면 큰 일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다람쥐를 만지려하면 조금 전까지 온순하기만 하던 다람쥐의 태도는 갑자기 돌변한다. 공원의 한 경고판에는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다람쥐들에게 물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우리에게는 다소 놀라운 사실을 안내한다.


다람쥐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는 경고판, 2018년 6월 그랜드 캐년에서 촬영

다람쥐에 대해 사람들이 확실히 알아야 될 것은 다람쥐가 아무리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망치나 펜치를 사용하여 부수는 견과류의 껍질을 앞니로 부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강력한 이빨로 자신을 쓰다듬거나 안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문다면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북미에는 다람쥐만이 아니라 최근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라쿤(racoon)이나 주머니쥐(opossum) 같은 귀여운 외모를 가진 야생동물들이 많다.


하지만 그러한 외모에 반해서 이런 동물들을 만지려다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경험할 수도 있다. 야생동물과의 조우는 눈으로 보고 즐기는 수준에서 만족하는 게 여러모로 좋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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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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