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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회장은 기업의 최고 선임자이자 최고 연장자로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경영자,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자격으로 사업과 기업 경영활동 전반을 책임져왔다. 또한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 부회장을 대신해 정부 주최 행사에 참석하며 대외적으로도 ‘삼성의 얼굴’로 활동해왔다.
이처럼 그룹의 정점에 서 있던 권 부회장이 지난 13일 돌연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재계의 시선은 권 부회장의 빈 자리를 채울 후임자에게로 향했다.
우선 권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가전과 모바일 사업의 대표이사인 윤부근 CE(소비자가전) 부문장(사장),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 부문장(사장)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권 부회장 다음으로 연장자인 윤 사장이 차기 총수대행으로 거론된다.
윤 사장은 권 부회장과 함께 이 부회장의 ‘옥중 경영’을 직접 지원해왔다. 재계는 권 부회장을 대신해 윤 사장과 신 사장이 총수 대행 및 이사회 의장 역할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권 부회장이 담당해온 DS(부품) 부문장의 차기 인사로는 권 부회장과 함께 사업을 이끌어온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이 거론된다.
다만 권 부회장이 지난 13일 사퇴를 발표하며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강조한 것으로 보아 기존 경영진에 국한되지 않고 전면적인 세대교체 인사가 실시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삼성 사장단은 당분간 자기 자리를 지키며 권 부회장의 공백에 따른 대책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사내이사 및 의장직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인수인계, 후임자 추천을 마칠 전망이다.
권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으며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왔다.
한편 권 부회장이 사퇴를 발표한 지난 13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