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10일(현지시간) 걸프협력회의(GCC)에 속하는 아랍의 산유국들이 저유가 시대를 맞아 경제다각화와 부가가치세 창설과 함께 ‘노동시장 개혁’을 시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 등의 걸프국 왕가들은 자국민에게 좋은 조건의 공무원 일자리를 제공하고 민간부문에도 자국민 고용할당제를 강요해왔다. 그러나 이제까지 오일 머니와 외국인 노동자 군단으로 유지해오던 걸프국 국민들의 ‘편한 삶’은 저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속불가능하게 됐다. 사우디 내 실업률은 11.6%에 달하며 성인의 40%만이 고용된 상태다.
현재 2021년까지 380만 명의 젊은이들이 추가적으로 고용시장에 나올 예정이나 걸프국 정부는 더 이상 과거처럼 편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으며 해외기업들은 이들의 고용을 꺼리고 있다.
그 이유로 걸프국 국민들은 외국인노동자와 비교해 훨씬 높은 인건비가 들고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 지적된다. 당국의 강제적인 고용할당제에 일부 기업들은 이들을 대신해 유령 직원에게 월급을 주는 편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통상 해외기업에 요구되는 현지인 채용은 고연봉 사무직일수록 높다. 일례로 바레인에서는 금융부문에서는 50%의 직원을 자국민으로, 청소 등 단순노무직의 경우 5%만을 현지인으로 채용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결국 현지인들은 고임금 사무직에 채용되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민자 관련법에 따라 다방면에서 권리가 제한되면서 전체 임금은 더 싸지게 된다. 즉 이들 국가에서 고용할당제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전형적인 나쁜 경제 정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걸프국에서 저숙련 외국인노동자에게 적용하는 악명 높은 카팔라(kafala) 제도는 현지 고용회사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류를 보증하지 않으면 바로 국외로 추방당하게 돼 있다. 이같은 상황에 처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현지인에 비해 열악한 고용조건도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매체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출국 및 거주지를 바꿀 자유가 보장되고 장기 노동자일 경우 영주권과 궁극적으로는 시민권을 얻을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지인과 외국인 간 임금 격차도 점차 줄여야 기업의 고용이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