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부문서 사모펀드 큰 역할 할 듯...헤지펀드 시장 급성장 기대
선진국대비 여전히 높은 규제...전문인력 부족은 약점
하지만 지난 10월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자자 조건을 대폭 낮추는 등 규제 완화 스탠스를 보이면서 내년 증권업계의 관심사로 부상한 모습이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해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를 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매각하는 형태의 투자 방식이다. 국내 사모펀드는 일반 사모펀드와 한국형 헤지펀드, 프라이빗에쿼티펀드(PEF), 기업재무안정 PEF 등으로 구분돼 왔다.
1999년 국내에 도입됐지만 조건부 시장으로 운영됐던 사모펀드 시장은 2000년 주식형사모펀드와 2001년 인수합병(M&A) 사모펀드 시장이 열리면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 왔다. 특히 올해처럼 국내 증시가 대내외 변수로 박스권내에 갇혀 있는 상황은 사모펀드 시장 성장에 더욱 힘을 보탰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199조2503억원을 기록, 지난해 말 173조2456억원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2011년 108조1497억원, 2012년 121조2992억원, 2013년 144조340억원 등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무엇보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경우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에 이어 모든 증권사의 진출이 허용됨에 따라 수익성 제고에 목말라 있는 증권사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모펀드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과거 자회사를 통해서만 할 수 있었던 사모펀드 사업을 이제는 증권사 자체로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비용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높아 지게 됐다”며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사모펀드를 이용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사모펀드 진출은 각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장점과 공모펀드에 비해 높은 운용·성과보수로 수익성 제고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실제 대형 증권사들 중심으로 사모펀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NH투자증권이 헤지·사모펀드 사업부를 신설한 것도 이 일환이다.
사모펀드 중 가장 큰 관심분야로 떠오른 것은 헤지펀드다. 지난달 기준 한국형헤지펀드의 설정액은 3조2800억원 수준이다.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주도해 온 이 시장은 금융당국의 적격투자자 기준 완화로 큰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헤지펀드 시장은 내년 5조원, 2017년 7조원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한국형 헤지펀드 장려를 위해 기존 분리돼 있던 일반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투자업자를 통합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로 통합하고,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해 진입을 쉽게 하면서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운영능력 부족과 선진국보다 여전히 강한 규제는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 빠지지 않는다.
천 연구위원은 “전문투자자들이 참여를 하기에는 장벽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전문투자자를 금융투자협회에서 라이센스를 받는 형태로 돼 있는데 정부가 전문투자자를 골라내는 형식이 되면 앞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커나가는데 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장벽이 낮아지면서 기존 자문사들도 바로 헤지펀드 운용사로 변화하려는 모습이 보일 가능성이 높아 자칫 시장규모가 커지는 것과는 반대로 전문인력 부족은 시장이 질적성장을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사모펀드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인력들이 해외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헤지펀드 운용을 통해 수익을 바로 낼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