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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스스로 분명히 입장을 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서는 미국측도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요청한 것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다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지난 6월 다니엘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한·미 연구기관이 공동 주관한 공개적인 국제포럼에서 한국에 대해 남중국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주문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셀이 한국은 국제질서의 주요 이해 상관자로서 특히 무역국가로서 국제질서(미국이 만들고 지키는 항해의 자유) 아래에서 번영을 누렸던 국가로서 자기 이익이 아니라 보편적 원칙과 규범의 지지를 위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러셀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일본과 달리 한국의 ‘무임승차’ 태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면서 사실 중국을 좀 비판하라는 얘기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러한 한·미·중·일 간 남중국해 문제에 민감한 현안에 대해 청와대가 이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수출 물동량의 약 30% 정도가 남중국해을 통해서 이동하고 원유 도입의 90% 정도가 그 지점을 통과한다”면서 “남중국해 자체가 우리 국익에도 굉장히 밀접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미국으로서는 국제법상 (중국의) 12해리 영해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중국은 자기 영토이기 때문에 12해리를 간다는 것으로 법적 측면에서 충돌이 있다”면서 “거기에 베트남, 필리핀 등 인근 나라들이 같이 이해관계를 가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만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어샤이머 교수가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은 분쟁의 당사자로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적고 상대가 중국이라 어려운데 한국은 (이 지역에서)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굉장히 스마트 외교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