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박기태 대표가 동해가 표기된 홍보용 지도를 가리키고 있다. |
28일 만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동해·일본해 표기의 해결과제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반문한다.
그는 일본해를 동해 표기로 바꾸는 작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는 일본의 국력과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 단장은 “힘이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생리와 약자를 복종시키는 방법을 그 어느 국가보다 잘 알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라며 “식민통치 당시 우리의 한국이름을 일본이름으로 바꾸어 민족정체성을 말살시키려 한 것과 비슷하게 동해를 일본해로 바꾸어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동해·일본해표기에 있어 1라운드가 일제강점기 시절 주권을 잃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라면 2라운드는 1990년대 들어 국내 역사연구회와 정부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과정이다. 이어 3라운드는 반크와 같은 민간단체가 웹상에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전에 돌입했던 과정이다.
박 단장은 “잘 만들어진 홍보영상은 조회수가 1000만건을 넘길 정도로 한 명의 네티즌도 웹을 통해 유수 언론매체와 같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웹을 통해 발언권과 힘을 동시에 갖고 하는 제대로 된 싸움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제 한·일간 동해·일본해 표기 ‘전쟁’은 일본이 역공에 나서기 시작한 ‘4라운드’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한다.
일본 외무성이 올해 4월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던 것에 이어 지난달 유투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동해표기를 비롯한 각종 분쟁에 대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들을 홍보하기 시작한 것.
반크 회원들이 지난 2000년부터 규모가 큰 지도, 교과서 제작사를 우선 바꾸어야 할 중요거점으로 삼고 항의 서한을 보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그래픽 맵스, 론리 플래닛 등 세계 유수의 지도제작 회사는 물론 라이코스, 4000만부 가량의 교과서를 제작하는 더 롤링 카인더스리 등으로부터 동해 표기를 이끌어냈거나 병기 표기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을 주축으로 한 역공 이후 동해로 표기를 바꾸었던 지도제작 회사로부터 ‘담당자의 실수였다. 유감이지만 다시 일본해로 표기하겠다’는 이메일도 반크에 접수되고 있다.
활동 초창기에 대다수 세계지도가 일본해로 표기했던 점을 생각하면 ‘잃을 것이 없는 싸움’이라고 여겨왔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회원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민간인들이 힘을 모아야 하며 정부도 일본정부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동해표기, 독도 등 역사 문제를 알리는 연구프로그램을 꼭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국비를 들여 외국유학생을 공부시키면서도 꼭 필요한 한국과 역사문제를 제대로 알리는 교육과정은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는 지적이다.
또, 단기간 체류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도 숙소나 주요 관광지에 역사문제를 알리는 책자 비치부터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단장은 “앞으로 4라운드, 5라운드를 넘어 국제지도에서 우리의 동해가 잃어버린 100년을 앞으로의 100년동안에 다시 찾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