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진 다섯가지 매력포인트 /사진=MBC |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극본 한지훈, 전현진 연출 한희, 오현종)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재미를 더하는 구성으로 시청률은 낮지만 마니아 드라마로 부상하고 있다.
'닥터진'은 2012년 대한민국 최고의 외과의사 진혁(송승헌)이 시공간을 초월, 1860년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의사로서 고군분투하게 되는 내용을 담은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 그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
◇Dream(꿈)=‘닥터진’은 조선 최초 여의사를 꿈꾸는 몰락 사대부 여성의 모습을 담아낸다. 극중 홍영래(박민영)는 몰락한 양반 집안에 태어나 곱게 자라온 인물로, 현대에서 온 의사 진혁에게 의술을 배우며 의사의 길을 선택한다.
조선시대 양반 여성이 의술을 배우고 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 하지만 이 드라마는 홍영래를 통해 꿈을 이루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려내며 여성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Reality(현실성)=‘닥터진’은 판타지 드라마임에도 실제 1860년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안동 김씨 세도정치가 나라를 좌지우지하던 조선 말기. 정치 일선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하응(이범수)과 안동 김씨의 권력 다툼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더욱이 이번 드라마는 흥선군 집권 이후를 다룬 그간의 사극과 달리, 안동 김씨 세도정치 하에서 비극적인 삶을 사는 종친 이하응이 아들을 왕위에 올려 대원군(왕의 아버지)이 되려는 모습을 최대한 현실성 있게 반영해 시청자들에게 신뢰감까지 준다.
◇Jealousy(질투심)=‘닥터진’은 여성의 질투를 다루는 다수의 멜로드라마와 달리 남성의 질투에 초점을 맞췄다. 이 드라마에서는 현대에서 온 진혁과 명문가 서자 김경탁(김재중), 몰락 양반 여식 홍영래의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김경탁은 갑자기 등장한 진혁으로 홍영래와 파혼의 지경까지 이르자 극도의 질투심을 드러낸다. 남자의 질투가 여자의 질투보다 무서운 법. 그는 분노와 슬픔을 칼부림과 눈물로 표현하며 남자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말해 준다.
◇Identity(정체성)=‘닥터진’은 캐릭터들이 위기와 기회를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현대에서 과거 조선시대로 오게 된 의사 진혁. 그는 의사라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당연하나 그로 인해 역사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의사’와 ‘역사의 일원’이란 상충된 역할로 겪는 정체성 공황상태 속에서도 자신을 찾아가려는 진혁의 모습이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일으킨다.
◇Novelty(참신함)=‘닥터진’은 국내 최초 타임슬립(시간여행) 메디컬드라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타임슬립과 메디컬드라마란 장르의 만남이 뜻밖의 신선함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방 치료가 전부였던 150년 전 조선의 현실에 서양식 의술이 접목되고 현대에서 온 의사 진혁이 실제 역사의 중심에 서 시대의 흐름을 끌어가는 등, 극을 풀어가는 방식이 다소 낯선감을 준다. 하지만 이 같은 독특한 설정이 막장·멜로드라마의 식상함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상큼한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