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카이스트를 찾아 벤처의 허와 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벤처야설팀. 사진 왼쪽부터 박영욱 블로그칵테일 대표, 이정석 LS홀딩스 차장, 권일운 머니투데이 기자, 김현진 레인디 대표/사진=최한영기자 visionchy@ |
3시간동안 휴식 없이 진행된 강의는 조금 더 특별했다. "왜 원룸을 얻나? 법인도 안나오는데", "창업하면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벤처 할때 사내연애는 절대 금지다. 회사 위험해진다" 등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벤처창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수업 후에도 학생들은 이들을 붙잡고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강의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이 벤처야설 진행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사진=최한영기자 visionchy@ |
지금까지 13회가 업로드 된 벤처야설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창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부터 잘나가던 벤처기업가가 행정당국의 실수로 인한 자금 중복수혜로 한 달안에 1억원이 넘는 돈을 되돌려줘야 했던 일에 이르기까지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경험담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벤처야설의 다운로드수는 한달에 5만건을 넘는다./제공=벤처야설 |
방송의 높은 인기는 진행자들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전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웹을 기반으로 하는 위치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인디의 김현진 대표는 15년 전 첫 창업을 한 후 게임회사 등을 거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지금은 일주일에 3명 이상 자신을 찾아오는 예비창업자들을 상담해주고 있다. 박영욱 대표도 지난 2005년 '정보통신창업경진대회'에서 입상해 받은 상금 2000만원으로 창업한 후 블로그마케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정석 차장은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근무하며 느꼈던 기업가들의 애로사항을 소통을 통해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전직까지 감행했다.
벤처야설은 팟캐스트의 비즈니스 카테고리에서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나는 꼽사리다'에 이어 인기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달 공식 다운로드 수만 5만건에 이른다. 진행자들은 "방송 내용에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운로드수가 높아 놀랄 때가 많다"고 밝혔다.
벤처야설 진행자들이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사진 왼쪽끝), 송락경 교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최한영기자 visionchy@ |
이들은 출판이나 오프라인 공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벤처창업의 허와 실에 대해 정확히 짚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벤처의 밝은 이야기를 하는 곳은 이미 많아요. 저희는 어두운 측면까지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