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석 기자] 태국 수도 방콕의 침수 사태가 통제불능의 상황이라는 정부 당국의 발표가 나오면서 방콕을 빠져나가려는 시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홍수구호지휘센터(FROC)의 쁘라차 쁘롬녹 법무부 장관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상류 지역에 고여 있던 물이 아직 방콕으로 다 내려오지 않았다"며 "홍수가 이제 통제 불능 상황"이라고 밝혔다. FROC는 대규모 침수 사태에 대비해 시민들에게 방콕에서 빠져나갈 것을 권고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자연의 힘에 저항하는 것이다. 상류 지역에서 방콕으로 유입되는 물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히며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방콕 시민들이 이날부터 파타야 등으로 피신하는 등 방콕 시외버스 터미널에는 태국인과 미얀마인 등이 대거 몰려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방콕의 상징적 건물인 왕궁도 짜오프라야강의 범람으로 외부 담벼락에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찼다가 빠지는 등 침수 위기에 처해있다. 태국 정부는 상류에서 강물이 유입되는 시기와 바닷물 만조 때가 겹치는 28일부터 31일 사이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방콕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27일부터 닷새간은 임시 공휴일로 선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