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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 ETF를 사는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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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승인 : 2011. 10. 20. 11:47

*"창피하지만, 시장에 방향성이 없어…"
방성훈 기자] 기관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여 눈길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61억원에 불과했던 투신권의 ETF 월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8월 398억원, 9월 419억원, 이달 14일까지 437억원으로 급증했다.

증권사들의 유동성공급자(LP)를 제외한 자기자본 거래도 7개월 평균 179억원에서 8월 522억원, 9월 515억원, 10월 466억원으로 늘어났다.

약세장이 시작했던 지난 8월 이후 ETF시장에 개인자금과 함께 기관자금의 유입 역시 크게 늘어난 것이다. 

ETF는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지수나 특정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기관은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데 ETF를 사들인다는 것은 시장만큼만 수익을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돼 운용업계에서는 부끄러운 일로 여겨진다. 

펀드매니저 A씨는 "펀드매니저는 시장수익보다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인데 남이 구성해놓은 포트폴리오를 사서 시장만큼만 수익을 내는 것은 자존심과 실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다만 "8월 이후 개별종목이 이유 없이 하락하는 경우도 많고 낙폭도 워낙 크다"며 "지나친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어 단기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TF는 인덱스펀드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특정 종목의 개별 기업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시장 전체 움직임을 추종하는 시장위험에만 노출돼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인덱스펀드(일반주식형)의 경우 소수 인력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보험·은행 등의 운용펀드에서 최근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액티브펀드에서도 비중은 크지 않지만 ETF를 편입한다"며 "부끄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방향성이 없는 시장이 주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상황이 악화되자 기관에서 운용되는 펀드에서도 ETF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기관이 인버스 ETF를 매입하는 것은 투기와 다름 없다며 자문형 랩자금으로 추정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ETF의 성장은 자문형 랩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며 "일정비율만큼 ETF를 통해 시장수익률을 쫓고 나머지를 통해 추가수익을 내는 포트폴리오로 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들이는 것이 관리가 용이하고 포트폴리오를 잘못 구성했을 때 리스크가 덜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ETF시장은 개인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향후 기관의 자금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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