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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환율·태풍피해까지…사면초가 물가 ‘어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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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 기자

승인 : 2011. 08. 09. 10:03

태풍에 농수산물 피해, 한은 금리 못 올리고 환율도 급등

윤광원 기자] 가뜩이나 중부권 폭우로 불안해진 추석 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조짐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다 태풍 ‘무이파’의 피해까지 엎친 데 덮쳐,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총재 김중수)도 ‘발등의 불’인 금융시장 안정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어서, 물가는 ‘고립무원’ 지경이다.

9일 기획재정부(장관 박재완)와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서규용) 및 한은에 따르면,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농경지 1322ha가 침수되고, 과수원 낙과 1001ha, 시설작물 7.2ha가 피해를 입었으며, 오리 1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특히 제수용품 배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나주지역 과수원의 3분의 1이 낙과 피해를 입어, 추석 때 배 값 급등이 불가피하다.

서규용 농식품부장관이 최근 “사과는 추석물가 대책이 있는데 배는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토했을 정도로, 배는 민감한 품목이다.

사과의 경우도 농촌경제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이번 태풍과 관계없이 올해 생산량이 작년보다 6.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수용품은 아니지만 참다래 단감 무화과 복숭아 등도 낙과가 많았고, 시설채소와 밭작물로 침수피해가 커서, 가뜩이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채소 값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전국 최대 생산지인 완도의 전복 양식장도 초토화됐고 결실기에 접어든 벼농사의 피해도 심각, 겨우 안정을 찾아가던 산지 쌀값을 다시 들썩이게 할 수 있다.

이렇게 거듭된 악천후에 따른 수급불안과 8년만의 이른 추석(9월12일)의 영향으로 농산물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백화점업계는 청과류 선물세트의 가격조차 정하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7월 중 생산자물가지수도 지난달 중부권 폭우의 영향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5%가 상승, 지난 4월의 6.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채소 등 농림수산품은 전년 같은 달보다 12.1%가 올라, 3월(16.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렇게 물가가 초비상인 상황이지만, 한은은 제대로 손을 쓸 수 없는 처지다.

당초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리인상론은 쏙 들어간 상태다.

더욱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행진으로 원·달러 환율도 폭등하면서, 수입물가도 급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9시25분 현재 전날보다 7.60원 오른 1090.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장중 1090원대 올라선 것은 지난 6월16일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오는 12일 박재완 재정부장관 주재로 물가관계 장관회의를 개최, 추석물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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