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수수료만 꼬박꼬박 떼 가면서 제 자산관리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현 판매사의 서비스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판매사로 펀드를 갈아탈 수 있을까요?
Q. 펀드에 들긴 들었는데, 판매사 직원이 제 성향에 맞지 않은 펀드를 추천해 준 것 같아서 영 마음이 불편합니다. 이 펀드, 수수료 없이 바로 환매할 수는 없을까요?
Q. 판매사 창구에서 직원이 권해주는 펀드는 아무래도 불안한데, 자금 운용도 하면서 직접 판매도 하는 펀드사 어디 없나요?
물론이죠! 세 경우 모두 답변은 ‘YES’입니다. ‘전 국민 펀드 가입 시대’에 맞춰 금융위기 후 판매사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고객의 입맛도 까다로워지면서 펀드 시장에도 애프터서비스가 강화되는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펀드, 한번 이동해 봐?
지하철역 환승하듯이, 펀드도 환승해 볼까요? |
이 펀드이동제 도입이 펀드 시장에 가져올 충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됐는데, 실시 1년이 지난 지금 분석해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횟수가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펀드를 갈아타는 수요가 있다는 것 자체를 주목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펀드이동제 횟수는 지난해 1월말 실시 후 2월 5919건, 3월 5630건을 기록하는 등 호응이 좋았습니다. 자문형 랩이 크게 확장되던 하반기부터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해 지난해 7월에는 이동 건수가 951건으로 줄더니 올해 1월 이동 건수는 280건 남짓이었습니다.
펀드이동제는 원래 펀드 수수료를 자발적으로 낮추게 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는데요. 생각보다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수수료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별반 없어 고객들이 크게 호응하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또 판매사를 이동할 뿐 운용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서 수익률에 변화가 크지 않기도 하고요. 판매사 이동 절차가 다소 번거로운 것도 약점입니다.
그래도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세우고,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두 군데 판매사로 자산을 모으고 싶은 고객에게는 좋은 제도겠지요? 또 펀드 판매사를 바꾸면 증권사에 따라서는 다른 예치 상품의 금리를 높여 준다거나 대출 금리를 낮춰 주는 등 혜택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 펀드도 리콜이 되나요?
펀드도 리콜이 되냐고요? 여러 증권사의 서비스에 주목해 볼까요. |
불완전 판매란 판매사 직원이 투자자 성향에 맞지 않는 펀드를 판다거나 고객에게 설명을 충분히 해 주지 않은 판매, 투자자 정보 확인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판매를 말합니다.
대우증권이 ‘펀드품질보증제도’를 도입해 첫 스타트를 끊었는데요, 펀드 가입일로부터 15일 이내 불완전판매로 판명된 경우 세금을 제외한 투자 원금과 수수료를 반환받게 했습니다.
하나대투증권도 환매 처리를 해 주고 손실이 있을 경우 손실 금액도 증권사가 배상키로 했고, 신한금융투자도 '펀드불만제로서비스'라고 해 머니마켓펀드(MMF)와 중국A 주식펀드, 거래소 상장펀드 등을 제외하고 모든 펀드를 리콜 대상이 되도록 했죠.
이런 서비스가 등장했다는 것은 투자자 보호가 강화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인데요. 실제로 서비스는 있되 리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불완전판매 자체가 줄어든 것도 이유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고객 보호가 더 까다로워졌다는 이야기겠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달 들어 펀드 애프터서비스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이제는 불완전 판매가 아닌 일반 펀드에서 '고객의 단순 변심'에 의한 펀드 환매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환불받듯 펀드를 환불받게 된 거지요.
삼성증권은 지난달 업계 처음으로 이런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투자자들이 금융상품에 가입한 후 5영업일 이내에 환매를 요청하면 조건 없이 선취 판매 수수료를 돌려받을 수 있게 했죠.
리콜제를 발 빠르게 도입했던 대우증권도 기존 제도를 더 확대해 조건없이 구매를 철회할 수 있는 기간을 10영업일로 늘렸고, 수익률이 나빠진 상품을 별도 수수료 없이 다른 상품으로 교체하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현대증권도 ‘Choice & Care’라는 사후 서비스에 구매 철회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경쟁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펀드를 바로 환매할 수 있다니, 매력적이지 않나요?
◇ 펀드 직거래, 가능한가요?
판매사 거치지 않는 직거래 펀드, 어디 없나요? |
현재 시판되는 대부분의 펀드는 은행과 증권사 등 유통망을 쥐고 있는 펀드판매사와 펀드를 직접 굴리는 자산운용사가 따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판매사-운용사 체제에서는 판매사가 창구에서 많이 팔아 줘야 가입자가 늘어나게 되므로 운용사가 판매사의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이 왕왕 생기는데요.
직판펀드는 굳이 이런 점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만큼 원칙과 철학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지요. 또 판매사를 거치지 않는 만큼 고객과 긴밀한 소통이 가능해져 고객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에셋플러스의 직판펀드는 성과도 좋습니다. 지난해 9월, 메리츠종금증권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2년 간 펀드 운용 성과를 분석한 결과 가장 우수한 펀드로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투자신탁'을 선정했습니다.
직접 만나 본 박진성 에셋플러스 책임연구위원은 “판매수수료가 없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적긴 하지만, 수수료보다는 수익률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에셋플러스의 도전으로 최근 직판펀드에 대한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직거래 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어떠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