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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미디어, 가이드라인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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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기자

승인 : 2011. 05. 15. 09:00

[조은주의 재팬투데이]일본 기업, 규제 움직임
조은주 기자]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르거나 쓸 줄 모르면 원시인(?) 소리 듣기 십상이죠. 그만큼 이 소셜미디어들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잔잔한 일상 대화는 물론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죠.

또 최신 뉴스나 긴급 뉴스를 퍼나르는 역할도 하고 있으며 대지진과 같은 대형 재해에서도 생사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소셜미디어 붐은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직원의 이런 소셜 미디어 활동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닌가 봅니다. 이들의 활동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몇몇 기업들이 직원의 게시글 때문에 불편을 겪거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있답니다. 기업이 직원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규칙과 상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도쿄의 한 전기회사에 근무중인 20대 남성은 어느 날 상사로부터 게시글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신상품 개발을 맡은 이 남성은 제품이 발매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신제품이 출시됐다"는 글을 올린 게 문제가 된 것이죠.

상사는 "홍보성 글이 될 수 있으니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회사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소셜 활동에 대해 "어디까지 허용하고 규제해야 하는 지, 또 어떤 제재가 필요한 지 모르겠다"면서 난감해하고 있답니다.
 
소셜 미디어의 가장 큰 특징은 내가 올린 게시물을 불특정 다수와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업무 관련 정보를 올린다면 이를 좋아할 회사는 없겠죠.

소셜 미디어 교육업체인 루프스 커뮤니케이션즈의 후쿠다 코지 부사장은 우선 젊은 세대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의식은 틀리지만 어릴적부터 소셜 미디어를 접해온 젊은 세대는 일반적으로 정보 제공에 적극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후쿠다씨는 "개인적인 사생활을 올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제재는 역효과를 낳는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자세하고 구체적인 강제 규율보다는 비밀 업무나 법률 위반 등 비상식적인 행동은 자제하자고 권고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정보 관리 전문 변호사인 오카무라 히사미치씨도 직원의 소셜미디어 이용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회사가 금지시키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 측에서는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게 현재로써는 최선의 방법인 듯 합니다.

오카무라씨는 "회사의 영업 비밀은 무엇인가 등의 기준을 명확하게 나타낼 필요가 있다"면서 "임원, 사원에서 아르바이트생까지 이를 철저하게 지킬 수 있게 요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악의 경우 "정보 유출이나 명예 훼손 등으로 직원이나 회사가 고소당할 수도 있다는 점, 즉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만드려는 움직임도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야마하는 지난해 10월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쿠라카케 야스시 야마하 웹 실장은 "지금까지 홈 페이지나 블로그에 대한 직원 이용 규칙을 정하지 않았지만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이용자가 급속히 늘어 사내 규정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야마하는 음악 관련 업체인만큼 자유로운 기업 문화에 맞춰 실명과 사명 사용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긴다고 합니다. 대신 "이를 회사의 공식 견해처럼 쓰지는 말라"는 문구를 규범에 명시했다고 합니다.

출처=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트위터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트위터 매니아로 유명하죠. 팔로어수는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고요.

대지진 당시에도 트위터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등 많은 반향을 불러모으기도 했습니다.

소프트뱅크도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놓고 있답니다. 비밀 유지 등의 적정한 운용을 위해 아주 자세하게 예시해놨다는군요. 

예를 들어 "매출 ○엔 달성!" "내일, 대단한 발표가 있습니다" "판매 설명서에는 『... ...』라는 써 있습니다" "연예인 ○ ○ 씨, 방문 예정"등 쓰지 말아야 할 사례를들 하나하나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답니다.

일본 코카콜라는 지난해 10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셜 미디어의 이용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회사 계정으로 게시글을 쓸 수 있는 사원은 이른바 회사에서 시행하는 ‘공인 트레이닝’을 통과한 30명뿐입니다.

개인적인 이용에 대해서는 세미나를 개최해 "개별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비방성 게시물을 발견했을 경우, 자신의 판단으로 반박하지 않는다“는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사용 기준을 지킨다 하더라도 외부 관계자나 지인에 의해 원하지 않는 정보가 게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결론은 역시 '상식을 지키자'인 것 같습니다. 이를 어긴다면 소셜 미디어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자유'가 아닌 '족쇄'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까요.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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