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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물론 남까지 놀라게 하는 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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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

승인 : 2011. 01. 19. 15:51

자주 뿡뿡거리고 악취 풍기면 대장질환 의심
이순용 기자]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에서 보다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이때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방귀는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다. 하지만 방귀에서 냄새가 난다든지 소리가 크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도 당황하게 된다.

이같이 당혹스럽게 하는 방귀는 주로 섭취하는 음식물에 따라 냄새가 좌우되며 우리의 몸 상태를 알리는 신호음이 된다. 소화기전문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원장과 대장항문전문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의 도움말로 방귀에 대해 알아본다.

◆방귀는 내적갈등의 외적표현, 원인부터 찾아야 = 개복수술 뒤의 방귀는 수술 성공을 알림과 동시에 식사를 해도 좋다는 반가운 신호다. 그리고 갓난아기가 태어나 처음 뀌는 방귀는 정상적으로 소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엄마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음악소리에 해당된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뿡뿡거리고 고약한 악취까지 풍기는 방귀가 계속된다면 이는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조차 매우 난처하게 한다.

이같은 방귀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가스 등 약 400종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체내에 들어온 음식물이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발생한다. 이중 니트로사민,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도 있어 방귀를 오래 참으면 가스가 소장으로 역류, 혈액에 흡수돼 인체를 오염시키므로 빨리 배출해줘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하루 평균 13~25회 방귀를 뀐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방귀가 잦은 사람들이 있는데 원인은 주로 음식물의 섭취와 관련이 있다.

특히 콩으로 만든 식품과 우유 등의 유제품을 섭취하면 더 많이 발생한다. 이는 콩에 들어있는 ‘스타치오스’와 ‘라피노스’라는 올리고당이 소장에서는 분해, 흡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대장의 세균이 이를 분해하면서 가스를 만들기 때문이다. 또 한국인에게는 우유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유당 분해효소가 없는 경우가 많아 유제품을 먹으면 방귀가 잦아질 수 있다.

야채나 과일도 안심하면 안된다. 과당과 소비톨 같이 잘 흡수되지 않는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또 과식을 하면 미처 소화되지 못한 음식찌꺼기가 장에서 발효돼 방귀가 더 심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면증에 시달려도 장내 세균의 균형이 깨져 가스의 양이 많아진다.

◆방귀의 종류는 다양=방귀는 소리없는 도둑방귀에서 일진광풍의 대포방귀까지 매우 다양하다. 소리 없이 피식나가는 도둑방귀, 연달아 뿡뿡거리는 기관총방귀, 수줍게 뽀옹 뀌는 시아버지 앞 며느리방귀, 일진광풍의 대포방귀 등 각양각색이다.

소리가 나는 이유는 괄약근이 항문을 꽉 조여주고 있는 상태에서 작은 구멍을 통해 가스가 한꺼번에 배출되다 보니 항문주변의 피부가 떨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특히 치질 등 항문질환으로 통로가 부분적으로 막힌 사람이나 가스를 밀어내는 힘이 큰 사람들이 유난히 방귀소리가 크다. 항문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방귀소리가 크다는 것은 직장과 항문이 건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독한 방귀냄새는 대장질환 의심=방귀의 고약한 냄새는 장내의 음식물이 발효되면서 발생한 암모니아, 메탄가스, 황화수소가스, 벤조피렌 등에 의한 것이다. 특히 단백질이 많은 고기나 계란 등은 발효되면서 질소와 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고약한 냄새의 주범이다. 냄새가 고약하다고 해서 대장질병이 있다고 명확히 연관 짓기는 어렵지만 변비증세나 과식 등의 이유로 대장이 꽉 막혀있으면 가스가 더 많이 발생해 냄새가 지독해진다.

남들에 비해 방귀를 뀌는 횟수가 잦거나 냄새가 심하더라도 증상이 일시적으로 전신적인 건강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방귀와 함께 복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불규칙한 배변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대장 질환을 알리는 신호음일 수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어 갑자기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대장암 등 소화기에 종양이 생겨 대장이 막혔거나 대장형태가 변해 일어날수 도 있으므로 이때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예방=방귀쟁이들은 괴롭다. 마음놓고 방귀를 뀌자니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고 참자니 가스가 가득찬 배가 빵빵해 거북하기 이를 데 없다. 어쩌다가 실수라도 하면 그야말로 온갖 망신을 당하게 된다. 본인이 때와 장소를 조절할 수 없을 만큼 방귀가 심할 때는 일단 음식조절을 해야 한다. 껌이나 캔디는 공기를 자꾸 들이마시게 돼 장내가스를 증가시키므로 가급적 피하고, 탄산음료를 멀리해야 한다.

특히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메론, 사과, 복숭아, 바나나 등의 과일과 우유나 콩, 육류, 밀가루 음식 등은 피한다. 단 같은 유제품이지만 요구르트에는 유당분해효소를 분비하는 유산균이 들어있으므로 섭취해도 관계없다. 또 규칙적인 식생활과 운동을 통해 먹은 음식물에 대한 소화를 원활히 하면 방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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