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건설업계 및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3월말까지 모두 112개 건설업체가 122건ㆍ총 84억5625만6000달러 규모의 해외공사 를 수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건수로는 15%, 금액으로는 4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이처럼 해외건설 수주 감소세 속에서도 태영건설, 케이티, 켄텍오파스, 동승산업개발 등 33개 중소 건설업체가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태영건설과 케이티의 경우 올 1월 알제리 시디압델라 신도시 인프라 설계와 시공을 각각 6529만6000달러와 1632만4000달러에 수주했다.
켄텍오파스는 노르웨이에서 지오빅시 폐기물 소각플랜트를 2081만9000달러에, 동승산업개발은 우즈벡에서 9층 오피스 샤흐리사쁘스 바로브스끼 거리 건축공사를 871만6000달러에 각각 수주했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협력업체 자격으로 해외진출에 나서는 업체들도 여럿이다.
광혁건설과 덕일토건, 기창건설, 일우건업, 상일토건, 두루토건은 모두 두산중공업의 아랍에미리트 제벨알리 ‘M’ 담수발전공사에 협력업체로 참여해 창사 이래 첫 해외시장 수주고를 올렸다.
대경엔지니어는 현대건설이 원청사인 카타르 QAFCO 비료공장 5단계 공사에서 1445만 달러 규모의 기계설비 공사를 맡았다.
실제로 해외시장 첫 진출업체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틈새시장을 겨냥한 중소업체와 신생업체의 진출 움직임으로 △2001년 10개사 △2003년 29개사 △2005년 43개사 △2008년 158개사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해외시장에서 국내 진출업체들이 속속 철수하거나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건설업체가 63억달러 규모로 수주했던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 프로젝트가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발주가 취소됐고, 국내 8개 업체가 참여한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건설 공사도 투자승인을 받지 못해 기약이 없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웨이트 대형공사 철회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 발주처들의 사정이 여의치 못한 형편으로 올해 400억달러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대형 건설업계도 해외시장에서 시행착오가 적지 않은 만큼 중소업체의 경우 현지 시장 특성 파악, 관련법 숙지, 환율 관리 등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사업이 과당경쟁과 수익성 악화로 인한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중견 및 중소업체라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성은 있으나 수주에 앞서 변화된 리스크 요인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며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선별적으로 추진하고 현지 위험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한편 건산연 이의섭 연구위원은 “재무상태가 열악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업체의 경우 해외공사를 어렵게 따냈어도 보증서를 끊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사례도 허다한 실정”이라며 “중소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수출입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과 융자에 적극 나서는 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