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독방서 관련 자료 검토
"앞으로 모든 변론 기일 출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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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3차 변론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대통령경호처 차량의 경호를 받아 헌재에 도착했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법정에 직접 출석해 변론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변론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변론 준비를 위해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관련 자료를 직접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출석'에 나선 것은 변호인 진술보다 자신이 직접 비상계엄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재판관과 국민을 설득할 수 있고 재판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엄 전 이전으로 반등하고 있는 여러 상황들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계엄선포 사유로 "야당의 전무후무한 탄핵소추 남발과 국정원 점검으로 드러난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이 박성재 법무장관을 포함해 이진숙 방통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줄탄핵한 것을 지적하며 마비된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공세를 펼쳤다.
부정 선거와 관련해 국회 소추인단은 "아무런 객관적 근거도 없고 탄핵 심판에서 다툴 쟁점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소추인단은 "부정선거 의혹은 대법원과 사법기관을 통해 모두 근거 없는 사안으로 판단된 사항이고, 가령 부정 선거가 있었다 하더라도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소추 사유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재판부가 관련 증거 신청을 적절히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있을 변론 기일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도 전날 밤 "윤 대통령이 앞으로 헌재의 모든 변론 기일에 출석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은 공개 법정에서의 진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어 전략을 쓰되 공수처 수사는 계속 거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선 당장 23일과 다음 달 4일, 6일 등 적어도 수차례 변론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공수처 수사는 계속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에 성실히 임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현재로선 공수처도 이를 막을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탄핵심판 4차 변론일인 오는 23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 대통령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