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계엄 정당성 직접 변론 승부…尹 “국정정상화 조치” 강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21010011333

글자크기

닫기

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1. 21. 17:49

국민의힘 지지율 반등에 힘입어 계엄선포 정당성 밝혀
尹 "민주당 줄탄핵에 따른 국정마비 혼란 해소" 주장
헌재 변론기일 출석 의지 강해…공수처 수사 어려울듯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 직접 변론을 위해 헌법재판소(헌재) 재판정에 선 것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그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차례 수사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이날 헌재 탄핵심판에 출석한 것은 계엄 선포 정당성을 밝혀 재판관과 국민을 설득하는 동시에 여론 재판에 유리할 것이란 전략적 판단에서 띄운 승부수란 해석이 나온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3차 변론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대통령경호처 차량의 경호를 받아 헌재에 도착했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법정에 직접 출석해 변론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변론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변론 준비를 위해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관련 자료를 직접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향후 변론기일에 잇따라 출석을 예고하면서 공개법정에서 진술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어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하는 것은 변호인 진술보다 자신이 직접 비상계엄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재판관과 국민을 설득할 수 있고 재판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헌재의 탄핵심판 변론은 수사기관 조사와 달리 일반에 모두 공개된다. 헌재 심판정에서 나오는 주장은 거의 실시간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변론이 끝나고서 며칠 뒤에는 헌재 홈페이지에서도 변론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이 12·3 비상계엄이 '정당한 계엄'이라는 주장을 헌재의 탄핵심판 변론에서 적극 알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지지층을 결집해 여론 지형을 우호적으로 만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계엄선포 사유로 "야당의 전무후무한 탄핵소추 남발과 국정원 점검으로 드러난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박성재 법무장관을 포함해 이진숙 방통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줄탄핵한 것을 지적하며 "마비된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공세를 펼쳤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엄 전 이전으로 반등하고 있는 여러 상황들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변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변론 시작부터 재판장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 "양해해 주시면…"이라며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문 대행이 허가하자 윤 대통령은 먼저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을 하시게 돼서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문 대행이 윤 대통령을 직접 신문하려 하자 윤 대통령 측 차기환 변호사가 "예정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는데, 윤 대통령은 "재판장께서 하시는 것이면…"이라며 답하겠다는 뜻을 표하기도 했다.
남미경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