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북핵, 자체 핵무장으로 대응할 때가 오고 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21010011277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01. 21. 19:31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부르며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무대 복귀를 원한다고 충격적인 말을 했다. 이런 말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이날 47대 대통령 취임식 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에게 "나는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내가 돌아온 것을 김정은이 반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는데 향후 북·미 대화에 대한 예고이면서 또한 기대감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발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어떤 안보 위협을 언급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는데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미국 대통령으로서 공식 인정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무심코 튀어나왔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북핵 위협에 직면한 한국으로서는 최고 동맹인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런 말을 한 것은 충격이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도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말해 큰 논란이 됐었다.

미국 언론과 조야에서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회담하면 북핵을 동결하면서 대북 제재도 완화할 것이라는 '스몰딜' 얘기가 자주 나왔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이 만나면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수, 한·미 훈련과 한·미·일 훈련의 축소 또는 폐기 등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지형을 바꿀만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본다. 이런 대화는 김정은이 바라는 것인데 트럼프가 상당 부분 수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의 말은 김정은에게 핵무기를 개발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우려가 크다.

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Bromance)에서 걱정되는 것은 '한국패싱'이다. 북한은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으로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바라는데 한국엔 최악의 시나리오다. 북·미가 만나면 한국에게 불리한 회담이 될 것은 자명하다. 한국의 최고 지도자와 트럼프 간 친밀한 관계가 중요한데 윤석열 대통령은 구속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탄핵당했다. 헌법재판소가 한 대행에 대한 탄핵 심리라도 빨리 끝냈으면 트럼프 취임식에서 한·미가 지금처럼 소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한국이 갈 길은 정해져 있다. 자체 핵무장을 통해 핵 균형을 이루지 않고는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것을 정치권과 지도자들이 알아야 한다. 미국이 용인하지 않으면 핵 개발에 엄청난 제재가 따르겠지만 핵을 얻으려면 경제적 고통은 각오해야 한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되 미군의 해외 개입은 자제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핵 무장한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 안보가 어떻게 될지 훤히 보인다. 핵 균형이 답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