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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D-2…‘삼성 vs 현대’ 17년 만의 맞대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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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1. 16. 15:21

18일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 예정
2007년 정금마을재건축 이후 첫 맞대결…당시 현대 승리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vs'디에이치 한강'
조망권·공사비·공사기간·커뮤니티 등 조건 경쟁 치열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조합에 제시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아파트 조감도./삼성물산
사업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해 서울 강북권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가 이번 주말로 다가왔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17여년 만에 맞붙는 정비사업이라는 점에서 수주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여의도·압구정·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지 내 입찰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라는 점도 관전 요소다.

1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18일 이태원동 소재 이태원교회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중 한 곳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작년 11월 18일 시공사 선정 입찰 이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사이에 펼쳐진 치열한 수주전이 약 두 달 만에 마무리되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간 마지막 정비사업 맞대결은 2007년 7월 당시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사업을 두고 펼쳐졌다.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획득해 '이수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지었다. 삼성물산 입장에선 복수전, 현대건설 입장에선 굳히기를 시도하는 셈이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시했다. 공사비는 3.3㎡당 938만원 수준으로, 총 1조5695억원이다. 아울러 공사기간은 48개월로 제안했다. 특히 착공 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 중 최대 314억원을 자체 부담하겠다고 주장했다. 가령 공사비가 1000억원 인상되면, 조합은 그 중 686억원만 부담하면 되는 셈이다. 최저 이주비는 12억원까지 보장하되, 분담금 발생 시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키로 했다. 필수 사업비와 사업 촉진비 등 3조원도 직접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조합원 1명당 2억5000만원의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물산은 '한강'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조합원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조합원 1166명 모두에게 한강 조망권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포함해 가구 수의 약 70%에 달하는 1652가구가 한강뷰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설계사인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남산·용산공원을 아우르는 360도 조망의 파노라마 뷰를 적용한다.

이 밖에도 △1만2000평 규모의 커뮤니티 조성 △내진특등급 및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의료·교육·문화시설 등 80여개 브랜드와 상가 입점 제휴 △모든 동 옥상에 녹지 공간 조성 △드라이빙 라운지·프라이빗 창고 등 혁신 지하 공간 설계 △차세대 주거 플랫폼 '홈닉' 적용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디에이치 한강_조감도
현대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조합에 제시한 '디에이치 한강' 아파트 조감도./현대건설
이에 맞서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으로 응수했다. 특히 이한우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3일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된 이후 첫 번째 나서는 정비사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 대표는 정식 선임 바로 다음 날인 4일 직접 2차 합동설명회에 참석해 조합원들에게 수주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약 881만원으로, 총 1조4855억원이다. 공사기간은 43개월을 약속했다. 일정 기간 안에 공사를 마치겠다는 책임준공확약서를 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미분양 발생 시 아파트와 상가 모두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인수해 조합원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도 제출했다. 현대건설이 조합원 1명에게 보장하는 이익은 총 1억9000만원 선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이미 인근 한남3구역을 수주한 경험을 토대로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창원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현대건설이 약속한 사업비 조기 조달, 이주비 최저 금리 지원, 국공유지 매입비 선조달 등을 성실히 이행하며 조합원 부담을 줄였다"며 "사업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어 향후 두 구역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남3·4구역을 '디에이치 타운'으로 함께 묶어 조성해 공사 기간 등을 줄이겠다는 게 현대건설 입장이다.

이외에도 △조망 극대화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설계 도입 △모든 블록 고층에 수영장·피트니스클럽·스파·레스토랑 등 '스카이 커뮤니티' 조성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로봇배송 서비스 적용 등의 조건을 조합에 제안했다.

업계에선 이번 한남4구역 수주전이 향후 여의도·압구정·성수전략정비구역 등에서 펼쳐질 정비사업 수주 경쟁의 이른바 '전초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도 선별 수주가 이뤄지고 있지만, 오히려 최상급지의 경우 수주혈투가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한남4구역 수주 결과가 각 사의 향후 정비사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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