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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경제적 강압’ 대응 리더십 공백 캐나다, 한국과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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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1. 09. 11:35

트뤼도 총리 사임 발표 캐나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임박 속 리더십 공백
기업연합회장 "캐나다 대변자 부재, 기업 수장·노동계·주정부가 메워"
전 주미대사 "3개월 혼란...트럼프 발언, 캐나다인 단결 효과"
트뤼도 총리
쥐스탱 트뤼도(53)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관저인 오타와 코티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키기 위해 경제적 강압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급박했지만, 캐나다는 리더십 부재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6일(현지시간) 집권 자유당이 자신의 후임자를 정하는 대로 당 대표직과 총리직에서 즉시 사임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 트뤼도 총리 사임 발표 캐나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임박 속 리더 부재
캐나다기업연합회장 "누가 캐나다 대변하는지 몰라"
전 주미 캐나다대사 "트럼프, 상대 약점 이용...향후 2~3개월 혼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트럼프발 무역 싸움에 대응하는 캐나다 지도자가 갑자기 사라졌고, 계획도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뤼도 총리의 사임 결정이 관세 위협과 '경제적 강압'으로 편입시키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에 직면한 캐나다를 무력화했다"고 지적했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한 후 캐나다 관리들은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초당파적인 연방·주정부·기업관계자 그룹인 '팀 캐나다' 재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 현재 '팀 캐나다'에는 리더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의 사임 의사 발표로 자유당이 새로운 대표를 선출할 때까지 최소 수개월 동안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라를 미국에 편입시키기 위해 '경제적 강압'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협박에 대응할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이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관세 부과, 미국과 북한의 협상 시작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급격한 한반도 정책 변화에 대응할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과 비슷하다.

CANADA-POLITICS/
쥐스탱 트뤼도(53) 캐나다 총리가 8일(현지시간) 캐나다 자유당 코커스(의원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온타리오주 오타와 국회의사당에 도착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대표하는 캐나다기업연합회(BCC) 골디 하이더 회장은 "지금 누가 캐나다를 대변하는지를 모른다"고 토로했다.

트뤼도 총리의 권력 기반이 약화하고 인기가 없었지만, 적어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투'에서 검증된 균형추(foil) 구실을 했는데, 그의 사임 의사 발표로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과 방위비와 같은 다른 문제에서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한 관여한 데이비드 맥노튼 전 주미 캐나다대사는 현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한 뒤 "트럼프는 약점을 발견하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사람"이라며 "앞으로 2~3개월은 혼란 상태(zoo)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편입' 발언에 대해 "농담은 끝났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혼란을 조장하고, 사람들을 선동하며 혼돈을 일으키는 것이 그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트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24년 11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트뤼도 총리 엑스(X·옛 트위터) 캡처
◇ 캐나다기업연합회장 "리더십 공백, 기업 수장·노동계·주정부가 메워"

한 캐나다 정부 고위관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트뤼도 총리가 미국산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자유당이 3월 말까지 새로운 대표를 선출해도 야 3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해 자유당 정부를 붕괴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총선이 실시되는 봄까지 정부 공백 기간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하이더 회장은 리더십 공백은 메우는 것은 기업의 수장, 조직화한 노동계, 주정부의 몫이 될 것이라고 했고, 맥노튼 전 대사는 리더십 부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반 수개월 동안 캐나다 협상가들을 힘들게 할 것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아이러니하게도 캐나다인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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