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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을 막지 못했다며 시민들을 향해 사죄하고 큰절을 올렸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광화문 이승만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광화문 혁명 국민 대회(대국본·자통당 주최)' 무대에 올랐다. 그는 현직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숨 막히는 제도권을 떠나서 광야로, 광장으로 애국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살리는 의로운 투쟁을 하기로 마음을 굳게 결단하고 나왔다"며 "대한민국 체제 수호의 최전선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주신 목사님, 성도님, 동지 여러분들께 무한 감사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우리 당이 배출하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막아내지 못했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또 막아내지 못했다"며 "저를 비롯한 의원들의 무능임을 탓해달라.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막아내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국회의 무도한 세력에 의해 무기력하게 짓밟혔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탄핵 이후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 5년 간 이 나라가 어떻게 굴러갔나. 두 번 다시 그 세상을 보고싶은 것인가"라며 "문 정부 5년 간 대한민국 정치, 경제, 외교·안보 모두 황폐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가치와 근간을 송두리 째 무너뜨렸다"며 "제가 있는 국회에서도 각종 악법을 마음대로 통과시켰고 심지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듣도 보지도 못한 선거법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시켜 자영업자들을 몰락시켰고, 못 사는 사람들을 더 못 살게 만들었다"며 "서울의 아파트 가격과 부동산 시장이 폭등했고 젊은이들을 지방으로 내몰았다"고 짚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처럼 대북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다녔다. 이게 말이 되는 것이냐"며 "북한 김여정의 대북전단 금지 요청 3시간 만에 문재인 정부는 시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이날까지 29차례 탄핵소추안을 국회로 보내왔다고 직격했다. 윤 의원은 "22대 국회로 접어든 뒤 6개월 동안 민주당은 입법폭주·예산안폭주·탄핵폭주 등 브레이크 없는 열차같이 광란의 질주를 하며 헌정질서를 교란시켜왔다"며 "이렇게 탄핵 계엄 사태를 만든 장본인들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지난 3일 야당의 감사원장·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검사 탄핵소추 추진과 감액 예산안 단독 처리 등을 언급하며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힐난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붕괴시키는 저들(민주당)이야말로 암흑의 세력, 어둠의 세력, 내란세력임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윤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는 12개의 범죄 혐의를 갖고 있고, 5개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대장동 개발 비리·백현동 개발 비리·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성남FC 불법후원금 모금·공직선거법 위반·검사 사칭 위증교사·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의 혐의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범죄 혐의들을 소멸시키려는 세력들이 집권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선 안된다"며 "애국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투사가 돼 앞장서서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만 명(경찰 측 비공식 추산 5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석하며 역대 최대 인원이 결집해 광화문을 가득 메웠다. 체감 온도 영하 2도의 날씨 속에서도 집회 참여자들은 태극기·성조기를 들고 "내란수괴 이재명 체포" "민주당 해산"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