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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극복’ 명지대 김길중 학생, 전국장애인체전 사이클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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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4. 12. 26. 14:23

지난해 은메달·동메달 이어 올해 금메달 쾌거
'텐덤 사이클' 종목서 파죽지세 성장세 보여
명지대 김길중 학생
제44회 전국장애인체정 '텐덤 사이클' 남자트랙 스프린터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명지대 김길중 학생의 모습. /명지대
"돌아가신 할머니를 위해 이번 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 소망을 이뤄 무척 기쁩니다."

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 소속으로 활동 중인 김길중 명지대(청소년지도학과) 학생은 지난 10월 경남 김해에서 열린 '제44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줬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한 데 이어 올해 그가 꿈꾸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트랙 스프린터 200m 텐덤에서 10초 598을 기록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고, 남자트랙 독주 1km 텐덤에서 1분 7초 954로 골인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개인추발 4km 텐덤에서 5위(4분 49초 621)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길중 학생이 몸담고 있는 종목은 '텐덤 사이클'이다. 시각장애인 스포츠 종목 가운데 하나로, 시각장애인이 뒷좌석에 앉고 파일럿이라 부르는 비장애인이 앞 좌석에 앉아 그의 눈 역할을 한다. 앞 사람과 뒷사람이 같이 체인에 묶여 페달을 밟아야 해 두 사람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이클을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김길중 학생은 재능과 끈기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명지대와 경기도를 대표하는 '텐덤 사이클' 종목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중증 시각장애 판정을 받은 뒤 부모님의 대학 진학 권유로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학교 수업을 즐기며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중 묘한 권태감을 느끼게 됐다.

김길중 학생은 "나름 (학교 수업도) 재밌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와서 그런지 일상에 묘한 권태감이 있었다"며 "조금 더 즐겁고 성취감을 느낄 만한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복지관 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 임원 분을 소개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분과 같이 얘기도 나누고, 테스트도 했는데 성적이 잘 나왔다"며 "그 와중에 연맹 소속 선수 분이 모종의 이유로 사이클을 그만두게 되면서 제가 그 자리에 들어가게 돼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타게 됐다"고 했다.

김길중 학생은 이날을 계기로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장 사이클 훈련장으로 발길을 옮겨 훈련에 매진했다. 시험 기간이 있는 월요일·화요일엔 파일럿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훈련을, 나머지 시간에는 시험 준비를 병행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전의 메달권 진입에 성공했고, 올해는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김길중 학생은 "제일 중요한 건 끈기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제각기 힘들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각자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6년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2028년도 LA 패럴림픽에 나가는 게 당장 현재의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장애인 청소년들을 위해 센터나 사회적 기업을 차리고 싶다는 목표도 있다"고 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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