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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에서 분리되면서 분리·매각 등 여러 부침을 겪었으나, '증권·여의도 사관학교'로 불렸던 명성이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죠. 이는 임원 인사에서 '대우증권 출신'이 두루 선택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증권사들은 인사·조직개편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빅3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수장이 모두 대우증권에서 실무를 경험한 인물들로 꾸려지게 됐습니다. NH투자증권 ECM본부장으로 선임된 최강원 상무보와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으로 임명된 방한철 상무보, 그리고 2020년부터 미래에셋증권의 IPO를 총괄해 온 성주완 전무가 주인공입니다.
세 증권사는 IPO부문 강자로 꼽히며, 주관실적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회사입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죠.
최근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IPO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증권의 IPO 부문 선장이 모두 대우증권에서 실무를 경험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바로 올해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에서 찾을 수 있죠. 남기천 대표를 비롯해 양완규 부사장, 박기웅 부사장, 박현주 전무, 이동준 상무 등 IB·채권 쪽 중요 인력들을 대우증권 출신으로 채웠습니다.
새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대우증권 출신 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입니다.
특히 영업에서 포트폴리오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IB 부문에서 대우증권 출신 인력들이 중용된다는 것은 아직도 대우증권의 맨파워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 2021년 사명이 미래에셋대우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변경되면서 대우라는 이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맨파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업계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트럼프 정부 출범 등으로 내년 증권업황은 불투명해졌습니다. 이에 내년 증권사 영업실적에 IB가 큰 힘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도 대우 출신 인사들이 명성에 맞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그들의 성과에 따라 대우증권 맨파워 위력이 지속될지, 아니면 이제 약해질지가 달려 있을테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