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전공의 비중 5%대로 추락
피로도 누적에 전문의 이탈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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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을 두고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이 비상계엄 당시 포고령 등의 영향으로 더욱 상황이 악화됐으며, 연말 의료공백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지난 9일 마감된 전국 수련병원 레지던트 1년 차 지원율이 급감했다. 당시 모집에 총 314명이 지원했다. 전국 수련병원 211곳에서 총 3594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율은 8.7%에 불과했다. 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에는 68명이 지원했으며, 수도권에 193명, 비수도권에 121명이 지원했다.
지원율이 급감하는 것은 지난 10개월간의 의정갈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비상계엄 포고령에서 '처단한다'는 문구 탓에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진 영향도 컸던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장기화된 의정갈등에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복귀를 타진하던 전공의들도 포고령 탓에 복귀를 포기하면서 의료공백 심화가 불가피 하다는 관측이다. 지난 9일 기준 전국 수련병원 근무 중인 전공의는 전체 1만3531명의 8.7%에 불과한 1172명으로 집계됐다.
전공의의 복귀가 요원해지면서 빅5 병원 전체 의사 중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40%에서 5%로 곤두박질쳤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기존 의료진의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이들의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어 현장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수련병원 88곳에서 사직한 전문의는 2757명으로, 이 중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사직한 전문의가 1381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아울러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던 전공의 수련 지원 예산도 대폭 삭감되면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할 명분이 더욱 약해졌다. 안석균 연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월 초에 의협 신임 집행부가 결정되는데, 누가 되느냐, 신임 회장이 어떻게 갈등을 봉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따라서 내년 2월이 길었던 의정갈등에 있어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