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주주가치 제고” MBK에 고려아연 “비밀유지 지켰나… 시장 신뢰부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0010005937

글자크기

닫기

김한슬 기자

승인 : 2024. 12. 10. 16:45

MBK, 10일 주주가치 회복방안 발표
"액면분할·자사주 소각으로 주주보호"
영풍 접촉 시기·계약내용 구체 답변 없어
김광일 부회장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한슬 기자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 액면분할·자사주 소각으로 향후 주주가치를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고려아연과 체결한 비밀유지계약(NDA) 위반 의혹과 수익 실현에 집중된 '사모펀드' 이미지는 불식시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10일 MBK 파트너스는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액면분할과 자사주 소각을 내세웠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유동물량이 많이 줄었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주식 액면분할을 추진할 것"이라며 "액면분할 후 거래량이 늘고, 주가가 우상향할 수 있기 때문에 5대 1 또는 10대 1의 분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주주참여와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투자심의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시각 고려아연 측이 "MBK가 M&A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명분을 내세우기에 앞서, 각종 의혹들은 우선 소명해야 시장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또다시 형세는 난타전으로 흘러갔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영풍과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논의를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는 정황과 의혹이 여러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며 "고려아연 주주와 주식 시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영풍과 MBK 간의 경영협력계약에 대한 시장의 의혹도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MBK 측은 경영권 분쟁 직후부터 문제 삼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홀딩스 등 재차 언급했다. 해당 기업들은 최윤범 회장 체제 당시 고려아연이 투자한 기업들로, MBK는 본업과 상관 없는 무분별한 투자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총주주수익률(TSR)이 마이너스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실패로 지난 5년간 입은 기업가치 훼손이 총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아연이 가진 높은 기술력은 인정하나, 지배구조 개선은 필요하다는 것이 MBK가 주장하는 인수 정당성 근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고려아연의 연도별 TSR이 2023년 주가 하락으로 잠시 일시 전환한 건 맞지만, 올해 8월에 다시 플러스로 돌아왔다"며 "(MBK가) 맹목적인 비판을 위해 의도적으로 숫자를 잘못 계산한 것인지, 아니면 고려아연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실수를 반복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MBK는 이사회 내 최 회장 측과 협력 의사를 밝혔으나, 고려아연 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선 상당 부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앞서 고려아연과 업계는 MBK가 영풍 측과 접촉한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 공개해 달라 했으나, 김 부회장은 "연초에 만나지 않았다"며 "NDA 계약에 위반될 일을 한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영풍 측과 이뤄진 계약에 대한 풋옵션 내용과 콜옵션 행사 가격을 공개할 수 있는지 질문이 이어지자, "이미 협약 상당 부분은 공시했으며, 비밀유지의무가 있고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가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콜옵션 행사 시기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장기 비전이 필요한 제련업과 장기 경영이 어려운 사모펀드 간 상충 문제를 지적하자, 김 부회장은 "우리는 20년 장기 비전이란 게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며 "20년 뒤 사업계획을 지금 세울 수 있나. 오늘 당장 회사가 잘 돼야 20년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