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지출 24.8%, 술·담배 4% 줄여
중고거래 증가세…올해 6조 돌파 전망
로봇청소기·음식물처리기 소형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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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가성비를 추구하고 소비를 절제하는 '짠물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다 보니 저가의 제품뿐만 아니라 중고 거래도 급증하고 있으며,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기업들의 저가 소형 제품 출시도 늘어나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 지난 3분기 가구당 평균소비성향은 69.4%로 전년 동기(70.7%) 대비 1.3%p 낮아졌다. 평균소비성향이 낮을수록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이 적다는 걸 의미한다. 평균소비성향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2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소비지출 항목에서 비필수재 구매를 줄이는 '짠물 소비'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자동차 구입'이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하는 등 지출 규모가 가장 크게 줄었다. 기호품인 주류·담배도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짠물 소비로 중고 거래는 폭증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중고 거래 건수는 2021년 5100만건에서 2023년 6400만 건으로 약 26% 늘어났으며, 거래 금액은 2조9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약 176% 가까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9월까지만 해도 4900만건 이상 거래됐으며, 거래 금액은 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거래액을 돌파한 만큼, 올해 연간 거래금액이 6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기준 35.5%로, 가구원 수 기준 가장 높으며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육박한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도 앞다퉈 1인 가구에 맞춘 소형 제품과 임대 서비스 등을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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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처리기는 최근 신혼부부와 1인 가구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미닉스·쉘퍼, 스마트카라, 쿠쿠 등 중소기업은 같은 성능에 크기를 줄인 음식물 처리기를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중대형 제품이 소형제품보다 마진이 훨씬 좋지만,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같은 성능일 경우 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소형 제품을 출시하는 상황이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로 좁은 공간에도 활용도가 높은 가전제품이 주목받다 보니 업체들은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제품이나 같은 성능이지만 크기가 작은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득 대비 소비 여력이 감소하면서 사람들은 적은 금액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내수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한 이런 소비 패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짠물 소비'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과 높은 가계 빚 부담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전체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다"며 "이는 내수 경제를 위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저소득층 지원 강화와 더불어 중산층의 소비 회복을 유도하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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