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13곳 중 9곳 세대교체… 진옥동號 ‘쇄신·신상필벌’ 인사 단행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06010003425

글자크기

닫기

윤서영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2. 05. 17:57

진 회장, 연임 바라본 '파격 인사'
1970년생 등 젊은 CEO 대거 등용
정상혁·이영종·이승수 등 4명 연임
비이자이익·글로벌서 우수한 성과
연말 임원 인사 앞두고 긴장감 커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9개 자회사 대표를 교체하며 '세대교체' 인사를 실시했다. 부사장, 부행장급이 아닌 본부장급이 CEO(최고경영자)로 승진한 첫 케이스도 나왔다. 신한금융 내에선 조직쇄신과 함께 신상필벌 인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사장,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사장 등 4명만 연임에 성공했고, 나머지 자회사 대표는 모두 물갈이됐다.

내년은 진 회장의 임기 마지막해다. 임기 말을 앞두고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데에는 인적 쇄신을 통한 조직 변화와 함께 이후 자신의 연임까지 바라본 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 키워드는 '쇄신'이다. 그간 계열사 CEO에는 은행 부행장급이 이동해왔는데, 이번엔 본부장급에서 대거 이동하면서다. 신한은행 부행장 13명 중 계열사 CEO로 선임된 후보는 전필환 신한캐피탈 사장 후보자가 유일하다. 이 외에는 은행 본부장급이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등 CEO로 발탁됐다. CEO연령대도 최소 4년 이상 젊어졌다. 1970년생 CEO도 배출되면서다.

또 이번 인사에서 '믿을맨'에 대한 재신임도 이어졌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해 시중은행 중 가장 순이익을 기록하고, 글로벌 성적도 좋다는 점이 인정돼 연임 임기 1년 관행을 깨고 2년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5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13개 자회사 중 9개 자회사 CEO 교체를 결정했다. 진 회장은 이번 인사교체를 두고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라면서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부의 근원적인 혁신과 강력한 인적쇄신,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먼저 정 행장은 자산 성장과 비이자 이익 증대, 글로벌 성장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정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올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3조 102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시중은행 중 3조원을 넘긴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해외 법인 실적도 3분기 기준 4300억원을 넘어서며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정 행장은 진 회장의 '믿을맨'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가장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파격적이라고 보는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4곳은 2년 임기 후 1년 연임을 보장받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신한카드 사장만 2년만에 교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신한카드 사장으로 내정된 박창훈 본부장은 1968년생으로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 4년차만에 CEO로 발탁 승진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사장 교체와 관련해 조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신한카드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위권 카드사와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는 점,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본부장이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내부에선 앞으로 있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도 파격적으로 실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김상태 사장이 1300억원대 파생상품 사고 관련해 사임하면서 이선훈 부사장이 CEO로 추천됐다. 이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 이후 광화문지점장, 강남영업본부 본부장, 전략기획그룹 그룹장, 리테일그룹 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이번 파생상품 사고 이후 마련된 '위기관리, 정상화 TF'위원장을 맡고 있어 앞으로 신한투자증권의 사고 수습과 체질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은 1년 연임했다. 'TOP 2'를 전략 목표로 전방위적 혁신을 통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이어온 만큼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 신한캐피탈 사장에는 전필환 은행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이 추천됐다. 은행 부행장 중에서 계열사 CEO로 간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신한은행 인천국제공항지점장, SBJ은행 부사장을 거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과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SBJ법인장 재임시 IB데스크를 구축하며 IB진출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강한 업무 추진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신한저축은행에는 채수웅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한펀드파트너스에는 김정남 신한은행 본부장, 신한리츠운용에는 임현우 신한은행 본부장이 CEO 후보로 추천됐다. 이번 본부장급의 발탁 인사는 세대교체를 통해 차세대 리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신한DS사장으로 추천된 민복기 본부장은 1970년생으로 가장 젊다. 신한베트남은행 조사역, 글로벌개발부장, ICT기획부 팀장, 테크기획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제주은행장으로는 신한저축은행 이희수 사장이 추천됐다. 이 사장은 은행계 저축은행 중 수익성, 건전성 1위를 달성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내부에선 이번 CEO 대규모 교체로 연말 임원 인사도 파격적으로 실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EO 연령대가 낮아진데다 조직 쇄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현재 은행 부행장과 계열사 부사장들의 교체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진 회장의 '신상필벌' 인사로 내부에선 긴장감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인적쇄신과 진 회장의 신상필벌식 인사 기조가 강하게 반영됐다"며 "대규모 인사로 조직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한상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