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열리는 25일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검찰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이 판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한 것과는 정면 배치된다. 당시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불구속 사유를 밝혔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아 구속하지 않았을 뿐 증거불충분 사유는 아니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이날 재판부는 위증교사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위증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씨에게는 일부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2019년 2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당시 핵심 증인이던 김씨가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음에도 수차례 전화를 걸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증언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김씨는 이 같은 요구를 수용, 법정과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일부 했음을 인정했고, 이 부분을 재판부가 위증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대표가 김씨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기억해 보게 하는 것이 상식에 반한다거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고인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증거 탐색의 수준 및 방어권 행사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대표의 교사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종합하면 김씨는 이 대표의 직접적인 교사가 없었는데도 위증을 했고, 또 본인이 처벌받을 것임을 알고도 법정에서 위증한 사실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위증한 사람만 유죄이고, 위증 교사한 사람은 무죄라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무죄 판단을 수긍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이 당연히 즉각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증거 불충분'을 두고 법원의 판단이 1년여 만에 정반대로 변했고, '위증 교사' 말고는 김씨가 위증을 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날 판결이 정치외압에 흔들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2심에서는 이런 의구심을 낳지 않는 재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법원은 2심을 앞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물론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사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의혹 사건 등에 대한 재판도 하루빨리 진행해 정의의 실현이 지체되는 부정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