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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논란을 고리로 양측이 공개석상에서 정면 충돌하자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사건 충돌의 발단은 친윤계 김 최고위원의 모두발언이었다. 그는 "(한 대표와 관련한) 당원게시판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는 '8동훈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며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자료를 일부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저희는 못 보는지 또 어떻게 그것을 확인했는지 이런 것들을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온라인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명의로 글을 올린 사람이 8명이며, 한 대표와는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이 당사무처를 통해 밝혀진 경위를 추궁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아울러 "당에서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사퇴'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만약 고발하신다면 저한테 무수하게 많이 '사퇴하라'고 한 문자가 와 있다"며 "저한테 문자폭탄 보낸 번호들도 다 따서 드릴 테니 같이 고발해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치자마자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는데,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이 "제가 기사를 봤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사가 났다"고 재차 반박하자, 한 대표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공개회의를 마친 뒤에도 싸움은 게속됐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한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대표 사퇴하라는 글을 올린 걸 고발할거라고 말한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도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국 조직부총장은 "팩트 체크도 안하고 이야기하느냐", "기사보고 문제제기한 것인가"라고 질타를 하자 신동욱 원내대변인이 "김 최고위원이 이야기하는데 왜 조직부총장이 뭐라고 하느냐"는 취지로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여론 조작 주장에 대해 "어떻게든 당대표를 흔들겠단 심산 아닌가.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 없다"며 "이제 당대표 끌어내리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어 "익명 당원 게시판은 당이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열어준 공간이고,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다"며 "누가 썼는지 밝혀라, 색출하라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고, 그 자체가 황당한 소리"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 민주주의 차원에서 게시판과 관련된 논란은 조기에 종식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결국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이건 누구나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