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의 석포제련소 조업 정지와 대조
이번주 내 이사회 열고 유상증자 논의
유증 철회 선택시 임시주총서 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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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엇갈린 실적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 등 총 16%에 달하는 '제3의 주주'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 내로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관련 정정요구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철회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고려아연이 철회를 택한다면 상황은 다시 임시주주총회 시 '표 대결'로 갈 수밖에 없다. 이때 주요 주주들이 고려아연의 장기적 사업 비전과 경영진들의 경영 능력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으로서는 유상증자 논란으로 금융 시장에서 타격을 입은 점이 뼈아프고, 영풍은 조업 자체가 2개월간 불가능해진 점이 대형 리스크인 셈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9.8% 상승한 3조206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5% 감소한 150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6.5% 상승한 1528억원이었다. 영업이익 감소는 영업 환경 악화와 시설 보수비가 반영된 영향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이 기간 동(銅)의 매출액이 37% 증가해 10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3분기 누계 동 매출이 지난해 연간의 90%를 육박하면서 동 매출만 따지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다른 기업과 다르게, 아연과 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전자제품의 인쇄회로기판 등으로 동을 생산하는 '친환경 동'"이라고 전했다.
유동자산은 전분기 대비 2590억원 증가한 6조386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현금 자산이 5720억원 상승해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 비율은 전분기보다 4.5%포인트 상승해 8.5%를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은 긍정적이다. 보수비용 같은 일회성 비용을 이미 털어냈을 뿐 아니라 금속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이 회복될 거란 분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과 시설 보수 비용을 반영한 상황에서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며 "특히 4분기 들어 환율과 LME 가격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앞당겨 실시한 시설보수로 '풀 케파(Full Capacity)'로 생산이 가능한 만큼 4분기에는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주목할 부분은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영풍이다. 폐수 무단 배출 등의 문제로 대표 사업장인 석포제련소가 향후 약 두달간 조업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막대한 영업손실 및 국내 산업계 공급망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에도 영풍은 영업손실 1698억원, 당기순손실 834억원을 기록한 바 있으며,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 432억원, 2분기에는 단 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환경법을 어겨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점,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점 등이 고려아연 M&A 사태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현재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지분 격차는 3~4%포인트로 추정된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의 소각까지 감안했을 때,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은 40~41%, 영풍-MBK는 44% 수준으로 평가된다.
아무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국에는 기관 및 소액주주들의 투표가 결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경영 능력과 사업 비전에 따라 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풍과 MBK는 집행임원제와 14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을 내놓으며 임시주총을 열겠다고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이번 주 내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관련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번 분쟁이 일선의 고려아연 임직원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은 "적대적 M&A에도 올 초 세운 목표 판매량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경영진은 물론 임직원들의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