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2.0’ 시대 맞이하는 SK그룹…AI전문가 영입 이어질까

7일 SK 디렉터스 서밋 개최
경영진 및 사외이사 50여명 참석
이사회'업무 감독' 역할 강화하기로
최태원, 현장서 AI 중요성 재차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SK 디렉터스 서밋(Directors' Summit) 2024'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SK그룹

SK그룹이 이사회를 한 단계 진화하는 '이사회 2.0'을 도입한다. 사외이사들이 중장기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경영진 의사 결정에 대한 크로스 체크, 경영 활동에 대한 사후 감독까지 맡는 것이 핵심이다. 최태원 회장은 특히 이번 이사회 혁신이 AI(인공지능)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표현했다. 최 회장이 그간 공식석상에서 AI 대확장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함에 따라 계열사는 물론, 이제는 이사회에서도 AI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도다.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을 보다 강화하고자 내년에는 AI 전문가가 각 계열사 이사회에 본격 영입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SK그룹은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사회 2.0'을 주제로 'SK 디렉터스 서밋(Directors' Summit) 2024'를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서밋은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 이천포럼, CEO 세미나와 더불어 주요 전략 회의 중 하나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이번 서밋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SK그룹 13개 관계사 사외이사 5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은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를 위한 이사회 2.0을 메인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사회 2.0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효율적 대응을 위한 이사회의 진화, 발전 방향을 의미한다. 경영진은 '의사 결정'에 보다 집중하고, 이사회는 '사전 전략 방향 수립'과 '사후 감독 기능 강화' 등 '업무 감독' 중심으로 이사회 역할을 재정의하기로 했다.

이날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은 SK그룹의 주요 현안과 미래 전략 방향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최근 시행한 CEO 세미나에서 도출한 그룹의 주요 경영 과제와 함께 반도체, AI, 에너지 설루션(Solution) 등 핵심 사업들을 점검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오프닝 스피치를 통해 사외이사들에게 "2027년 전후 AI 시장 대확장이 도래했을 때 SK그룹이 사업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선 운영개선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 이사회는 기존 안건 의사 결정 중심의 역할에서 사전 전략 방향 설정과 사후 성과 평가 등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원 의장도 이날 클로징 스피치를 통해 "이사회가 업무 감독 중심으로 역할을 확대해 경영진에 대한 균형과 견제를 이끌어 내고, 이사회 2.0을 넘어 궁극적으로 이사회 3.0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각 계열사가 AI 전문가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영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그룹 내 SK텔레콤을 제외한 타 계열사 이사진에는 아직 AI 전문가가 거의 없다. 올해 들어 최 회장이 AI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사도 현장에 AI 적용 사례를 늘리고 있는 만큼 관련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역할에 대한 재정의는 글로벌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글로벌 유수 기업들도 이사회의 역할을 의사 결정 보다는 관리·감독으로 재정의하고, 경영진만으로 대응이 어려운 중장기적 아젠다에 집중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SK그룹은 이사회 2.0 추진 등을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