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변동성 대비 안전판 마련 필요
韓 수출액 최대 61조원 감소 전망도
심리적 저항선 환율 1400원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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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노심초사'…경제계 "안전벨트 꽉 조여야"
6일 경제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소식에 미국의 통상정책이 '보호무역·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변동성 파고에 대비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8년 전 혼돈을 겪지 않으려면 안전벨트를 꽉 조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만큼 단기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어 안전판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우리 수출 전선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내세워 전산업에서 중국과 교역 관계를 축소시키는 '디커플링(de-coupling)' 공약을 공언해 왔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옥죄는 경제전술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국내 주요 산업 역시 유탄을 피하기 어렵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61조7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산업의 '젖줄'인 반도체와 자동차, 이차전지, 철강 등 주력 산업 모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심리적 저항선 1400원 뚫릴까…트럼프 앞에 '환율 비명'
특히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요동치며 트럼프노믹스 후폭풍에 여과 없이 노출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96.2원으로 17.6원 뛰었다. 9월 말(1318.6원)과 비교하면 80원 가까이 치솟으며 1400원 선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정 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책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다.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 1400원'은 우리 경제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린다. 과거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우리 경제를 뒤흔들었던 시기인 만큼 시장이 느끼는 공포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향후 트럼프노믹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체질에서는 환율 1400원 선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관세를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표현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모습이 달러 강세압력을 확대했다"고 했고, 진옥희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의 당선 시 환율이 최대 14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