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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종료 기대에 1조 유상증자 나선 리츠株…매수냐, 매도냐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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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11. 04. 06:00

부동산 회복 기대감에 자본확충 나서
금리인하 속도 둔화 등 냉담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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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국내 리츠(REITs·부동산 간접투자기구)들이 대거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전체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진 영향인데, 조달된 금액으로 신규 자산을 편입해 수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리츠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대형화가 필수인 만큼, 업계에선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활황 속 리츠들이 취급하는 신규 자산이 늘면 배당액도 커지기 때문에, 투자를 독려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장 리츠들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업계 평가와는 상반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금리인하 속도 둔화, 주식 가치 희석 우려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가도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이날까지 총 7개 리츠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창출되는 운용·매각수익을 배당 또는 잔여 재산분배 형식으로 투자자에게 지급할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말한다.

유상증자에 나선 리츠들 중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한화리츠로 4731억원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신한알파리츠(1859억원), 롯데리츠(1640억원), 디앤디플랫폼리츠(719억원),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395억원), 이지스레지던스리츠(311억원), 마스턴프리미어리츠(120억원) 순이다. 총 규모만 9775억원이다.

국내 리츠들이 대거 유상증자에 나선 건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영향이 크다. 자금 조달 비용이 줄면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리츠의 수익 모델이 부동산 운용 및 매각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증자로 신규 자산을 편입해 대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리츠 입장에선 유상증자로 신규 자산을 매입하면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고, 분산 투자가 가능해져 리스크도 줄일 수도 있다. 이는 곧 리츠 자체의 신용등급 향상으로도 연결되는데, 이럴 경우 조달 금리가 한층 더 낮아짐으로써 투자자들은 더 많은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업계 역시 이 같은 논리에 힘을 싣고 리츠에 대한 투자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4일 진행됐던 리츠 투자간담회에서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은 "리츠의 유상증자는 실질적인 투자를 위한 것이고, 이런 리츠가 늘어야 주가는 물론 회사도 탄탄해진다"며 "내년에는 금리인하와 경제 회복까지 기대돼 리츠 시장은 150조원을 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실제 반응은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 유상증자에 나섰던 리츠 7개사 모두 공시일 대비 이날까지 주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리츠가 -22%로 낙폭이 가장 컸고, 디앤디플랫폼리츠(-14.4%), 롯데리츠(-14.1%), 마스턴프리미어리츠(-9.9%), 신한알파리츠(-6.7%),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5.7%), 이지스레지던스리츠(-4.7%) 순이었다. 최근 수출 둔화, 고환율 등에 따라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대두된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 우려도 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대선 등 리츠를 둘러싼 불확실한 요소들이 해소된 뒤, 주가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음이 리츠의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대형 리츠의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이 마무리되고 미국 대선이 끝나는 시점부터 리츠 주가는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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