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결과에 '당내 주도권' 판가름
尹과 회동 무산·빈손 평가땐 치명타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한 가운데 오는 10·16 재보궐 선거와 다음 주 초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에 그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기상으로는 당 대표 취임 100일이 되는 오는 30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앞서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김 여사와 가깝다고 지목된 대통령실 인사들을 정리하라는 요구로 해석됐는데, 이틀 만에 본인이 직접 이를 인정한 셈이다.
한 대표와 국민의힘 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최근 이른바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한 대표의 의도된 독자노선 행보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가 취임 후 제3자 추천 방식 채해병특검법, 여야의정 협의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을 내세웠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당정·당내 갈등만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궁지에 몰리자 작심하고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친한계 반란'의 성공 여부는 10·16 재보선 결과로 일차적으로 판가름 나고, 뒤이은 윤-한 독대에서 사실상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두 이벤트가 한 대표의 정치 노선을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10·16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패하면 당내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한 대표의 정치력을 평가절하하며 그가 당정갈등을 유발해 선거에서 졌다고 비판할 것이고, 반대로 친한계는 김 여사 리크스가 결국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자신의 요구 사항을 관철하지 못할 경우 지금의 독자노선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