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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SK온, 1조 유증 ‘자금 숨통’… 2026년 상장 관건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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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4. 10. 10. 17:55

15일 채무상환… 재무구조 개선세
계열사 합병 통해 현금 창출능력↑
2년내 상장 완료… IPO 관리 필수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부진) 속에서도 그룹의 강력한 의지로 대규모 공장을 지어가는 SK온의 천문학적 투자가 정점을 지나 이제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최근 1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채무 일부를 상환하기로 했고, 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는 계열사들과 합병으로 이익 체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영구채를 발행, 자본을 늘리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이번 유상증자는 앞선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와는 달리 주가수익스와프계약(PRS)을 맺었다. 투자 정산 시점에 투자 기준 가격과 주가 간 차익을 투자자와 기업이 서로 보전하기로 하는 약속으로 안전장치를 달아 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SK온이 아직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면서 업황이 불안한 상황인데도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평가한다. 또 이번 유상증자가 사실상 상장 전 마지막 대규모 외부 투자유치가 될 것으로 본다. 합병으로 현금 창출능력이 제고될 전망이고, 예정했던 설비투자 지출이 올해 대부분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프리 IPO 등을 통해 예정한 상장 시점이 2026년인 만큼 내년 실적 흑자 전환이 관건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자금 납입은 오는 15일 이뤄지며, 채무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반기 말 기준 차입금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고 이에 따른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은 만큼 자본 조달처를 다각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상증자도 앞선 프리 IPO처럼 신주를 발행하는 형태지만 PRS계약을 체결했다. 상장과는 관계없이 투자 정산 시점에 주가가 기준 가격과 차이가 나면 보전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만약 주가가 투자 기준 가격보다 높으면 투자자들이 SK이노베이션에 차익을 보전해 주고, 반대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투자자에게 보전해 줘야 한다.

안전 장치가 하나 더 달렸지만, 업계에서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평가한다. 출범 후 10분기 이상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업황도 부진한 상황에서도 앞선 프리IPO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당가치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SK온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유상증자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을 결정했다. 트레이딩, 터미널 사업을 각각 영위하면서 현금 창출력을 갖춘 만큼 SK온 재무 개선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에 앞서 SK온은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기도 했다. 영구채는 비교적 만기 기간이 길어서 기업의 자본으로도 인정되는 채권이다. 자본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 안정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SK온에 남은 것은 이제 상장이다. 앞서 지난 2022년과 2023년 유치한 프리 IPO 계약에 따라 2026년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각 시장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부채비율이나 우발채무, 이익률 등이 IPO 필수 조건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건은 실적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올해 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하면 내년에도 임원 연봉을 동결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의 실적이 상장 성공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대규모 증설에 따른 자금 지출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전망이라 이익 체력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와 올해 설비투자금액은 약 17조원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2조원 안팎으로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SK온과 포드가 합작한 미국 블루오벌SK는 양산 일정을 앞당겨 내년 하반기에는 양산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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