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1634억원으로 업계 수익 1위
핵심 수익원인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백화점, 여행 등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프리미엄 고객이 많을수록 수익성도 강화할 수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 등 전업 카드사 8곳의 올 상반기 누적 연회비 수익은 708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카드업계 연회비 수익은 매년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2022년(6099억원) 대비 16% 늘었다.
7개사 가운데 연회비 수익이 가장 큰 곳은 현대카드였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가 벌어들인 연회비 수익은 1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0% 확대된 수치로, 업계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고객 공략을 적극 펼쳐왔다.
지난 2월 프리미엄 대명사로 꼽히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신상품을 출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또 최근에는 프리미엄 카드 더 블랙·퍼플·레드·레드스트라이프 에디션2·그린 에디션3·핑크 에디션2 등 총 상품 6종을 선보였는데, 이 중 최상위 프리미엄 카드인 더 블랙의 연회비는 300만원에 달한다.
이 밖에 치열해지는 프리미엄 카드 경쟁에, 프리미엄 회원 전용 해외여행 비서 서비스를 내놓으며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이어 삼성카드(1453억원)와 신한카드(1241억원)가 연회비 수익 순위 2·3위를 차지했다. 삼성카드의 대표 프리미엄 카드는 '디아이디(THE iD)'다. 작년 처음으로 선보인 '디아이디' 시리즈는 연회비가 70만원에 달하지만, 공항 라운지 연 12회 제공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혜택을 담아 인기를 끌었다.
신한카드는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호텔 프리미엄 카드인 '메리어트 본보이카드'를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연회비 26만원대로 높은 편이지만, 2030세대 호캉스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올 상반기 7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990억원으로, 카드업황이 악화됐던 작년 동기 대비 5.8% 개선됐다.
하지만 2022년 실적(1조5528억원)에 비해선 저조한 수준이다. 올해까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금조달 환경이 빠르게 나아지지 않고 있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작년 카드사들 실적이 크게 하락한 배경은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 비용 영향이 컸다"며 "우량 고객들은 고액 결제액 비중이 높고 연체율이 낮아, 카드사 입장에선 대손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연회비 수익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