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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기 몸값 오르는 채권… 수익개선 힘 받는 대형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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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4. 09. 08. 17:59

증권사 빅5, 처분·상환·평가이익 기대
반기 합계 당기순이익 전년比 30.6% ↑
美 금리 인하 방향 유지 여부가 관건
올해 상반기 대형 증권사 호실적을 이끈 '채권'이 3분기에도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채권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채권의 가치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보유채권에 대한 시세차익 발생 기대감 때문이다. 이는 증권사의 채권 운용에서 처분·상환이익과 평가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채권금리는 4월부터 내림세를 보였고, 특히 6월에는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에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는 상반기 양호한 채권운용 수익을 기록했는데, 유가증권 운용 및 투자 운용 수익에서 채권이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물론 우수한 채권운용 수익이 4분기까지 지속되기 위해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방향 유지 여부가 중요하다. 특히 연내 한 번 더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금리 인하기로 전환됐음을 시장에 보여줄 경우, 채권금리 또한 안정적인 우하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이후 국고채 금리는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다. 3년물의 경우 4월 3.439%에서 9월 6일 2.88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5년물은 3.495%에서 2.932%로, 10년물은 3.567%에서 2.990%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됨에 따라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실제 미 전문가들은 9월 금리인하 폭을 '빅컷(0.5%포인트)' 또는 '베이비컷(0.25%포인트)'으로 할지를 놓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금리인하는 기정사실화 됐다는 의미다.

채권금리의 하락은 보유 채권에 대한 시세차익 기대감으로 채권 가치를 높인다. 더구나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채권투자 수요는 더욱 커졌다. 이는 증권사의 채권 처분·상환이익과 평가이익에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대형 증권사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빅5 증권사의 반기 채권운용 수익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6888억원, 한국투자증권 6032억원, NH투자증권 4915억원, 삼성증권 3704억원, KB증권 3802억원을 거뒀는데, 유가증권 운용 및 투자 운용 수익 중 가장 많았다.

이에 힘입어 빅5 증권사의 반기 당기순이익(합계)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2조3952억원을 기록했다. 채권금리 하락세가 가팔랐던 6월이 포함된 2분기만 놓고 보면, 이들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합은 1조6338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58.4%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 102.5%, 삼성증권 70.2%, KB증권 62.7%, 미래에셋증권 42.8%, NH투자증권 8%의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

채권금리 내림세가 현재도 지속되고 있어 3분기에도 대형 증권사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연내까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기 위해선 기준금리 인하로 정책방향이 전환됐음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금리에 반영돼 왔던 만큼, 미국 기준금리가 1회로 그치게 될 경우 실망감에 채권금리는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2번의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금리가 상승했던 사례를 두고, 미국 대선 이후의 부정적 전망도 존재한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시행→재정확대→국채물량 급증→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로 전환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방향으로 확실히 맞춰져 있다"며 "선거 이후 국채 물량 부담 등의 이슈는 다시 반복되겠지만,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만큼은 앞선 2차례 대선과는 전혀 다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금리에 대한 회의감이 형성돼 있다"면서도 "금리 반등 폭은 미약하지만, 낙폭은 그보다 클 것임으로 현 레벨에서 채권 매수 대응도 타당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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