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읽씹 논란은 "공적 통로로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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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자리한 동행식당 앞에서 "저는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총선 기간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 소통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또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여사의 문자가 공개되는 등 당내 친윤(親尹, 친윤석열)계가 다른 당 대표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당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그런 당대표가 되고자 나온 것이기에 제가 더 분란을 일으킬만한 추측이나 가정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전날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CBS 라디오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받던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지만 한 전 위원장이 이를 '읽씹'(읽고 씹었다) 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캠프는 전날 즉각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되었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공식 반박했다.
한 후보는 문자 내용이 사실인지 묻는 말에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며 "(김규완 실장이 문자 내용을) 재구성했다고 한다. 내용이 좀 다르다"고 답했다. 원희룡·나경원 당대표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절윤(絶尹)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썼고, 나 후보는 "경험부족이 가져온 오판이다.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한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병민 부시장, 신지호 캠프 상황실장과 함께 '동행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함께했다. 동행식당은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 사업 중 하나다. 서울시가 시내 쪽방촌 인근 일부 식당을 지정해 쪽방촌 주민이 그중 한 곳에서 원하는 메뉴를 골라 하루 한 끼 식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