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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위한 DN오토모티브의 동아타이어 흡수합병…일반주주 불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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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금융·증권 전문 기자 | 손강훈 기자

승인 : 2024. 06. 18. 15:30

추가 지분 취득 대신 흡수합병 선택
비용절감·최대주주 지배력 강화 효과
동아타이어 주주 불만↑…주가는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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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오토모티브
지난 2017년 사업부문별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인적분할했던 DN오토모티브와 동아타이어가 6년 만에 다시 합병된다. DN오토모티브는 합병 이유로 '공정거래법 준수'를 내세웠지만, 이보다는 재무구조 개선과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작년 1월 지주사로 전환한 DN오토모티브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회사인 동아타이어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현재 보유 지분은 12.66%에 불과해 추가적으로 17.34%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약 298억원(17일 종가 기준)의 자금이 필요하게 되는데, DN오토모티브가 동아타이어를 흡수합병하게 되면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지난 2022년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를 2조946억원에 인수한 후 재무부담이 커진 DN오토모티브 입장에서는 현금 투입보다는 흡수합병이 더욱 매력적이다. 더구나 동아타이어가 보유한 3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은 악화된 재무지표를 개선하는데 힘이 된다.

여기에 김상헌 DN오토모티브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보유하고 있는 동아타이어 지분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다만 동아타이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 주주들에게선 불만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장의 가능성이 큰 가치주에서 재무안전성이 떨어지는 지주사 성격의 주식으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DN오토모티브는 내달 11일 열리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합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동아타이어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DN오토모티브는 지분 12.66%를 보유한 동아타이어를 흡수합병한다고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1 대 0.1558169로 동아타이어공업의 보통주식 1주당 DN오토모티브의 보통주식 0.1558169주가 배정된다.

DN오토모티브는 흡수합병의 이유로 공정거래법 준수를 내세웠다. 작년 1월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을 보유해야하는데, 현재 DN오토모티브가 보유하고 있는 동아타이어의 지분은 12.66%에 불과하다. 유예기간이 올해 끝나기에 이를 해결해야 했고, 별도의 자금이 드는 지분 취득보다는 흡수합병을 선택했다.

DN오토모티브의 경우 단기적으로 재무안전성이 저하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021년말 5049억원에서 2023년말 243억원으로 급감했고, 전체 유동자산도 4078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2021년말 3931억원에서 2023년말 6923억원으로 급증, 유동비율이 59%까지 떨어졌다.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유동성비율은 100% 이상으로 표준치로 본다.

이 같은 DN오토모티브의 상황을 고려할 때 동아타이어의 지분 17.34% 취득하기 위해 필요한 약 298억원의 자금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동아타이어의 흡수합병은 재무지표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동아타이어의 현금성 자산은 3000억원(현금화하기 쉬운 채권 포함) 정도로 추정된다.

흡수합병은 김상헌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가 손쉽게 지주사인 DN오토모티브의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현재 김상헌 회장은 DN오토모티브의 지분 30.3%를 갖고 있으며 동아타이어의 지분 41.36%를 보유하고 있다. 흡수합병이 후 김 회장의 DN오토모티브 보유 지분은 32.25%까지 상승한다. 특수관계인 보유지분까지 합하면 지분율은 51.13%로 절반을 넘어선다.

동아타이어 일반주주들은 불만이다. 시가총액(1700억원)보다 많은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하는 알짜 기업주주에서, 재무안전성이 떨어지고 실적 성장 가능성이 낮은 지주사의 주주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에 실망감을 드러낸 주주들이 주식을 정리하면서, 동아타이어의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모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이사회는 보유현금에 대한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의 적정가치를 찾은 상태에서 합병을 추진했어야 한다"며 "이런 관행이 정착될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한국 주식시장에도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변호사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도입되고, 자본시장법상 합병비율도 주가 이외에 다른 사정도 고려한 공정가치에 의해 정해져야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N오토모티브는 흡수합병 결정은 공정거래법 준수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합병가액 선정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결정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 11일 개최하는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흡수합병과 관련된 자세한 설명과 함께 Q&A를 진행하는 등 일반 주주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주 금융·증권 전문 기자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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