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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판한 젤렌스키, 필리핀 찾아 ‘깜짝’ 정상회담…“연내 우크라 대사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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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6. 03. 13:47

PHILIPPINES UKRAINE DIPLOMACY <YONHAP NO-3674> (EPA)
3일 필리핀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오른쪽)/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필리핀을 찾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만났다.

로이터·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마르코스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과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연설한 뒤에 삼엄한 보안 속에 비공개로 전날 밤 필리핀에 도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영토 보전·주권을 지지하는 필리핀에 오게 돼 매우 감사하다"며 올해 마닐라에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개설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이달 중순 스위스에서 열릴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필리핀을 방문한 것이 "영광"이라며 "양국 공통 사안을 논의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가 함께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초 샹그릴라 대화 기간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초청하려고 했으나,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대면이 불발됐다. AP통신은 그러자 마르코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초청하고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필리핀 방문을 결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나란히 중국을 비판했다. 개막 연설을 맡았던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비전이 있지만 다른 주체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그 비전은 지금의 현실과는 멀다. 불법적·강압적·기만적 행동이 계속 우리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쏟아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연설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와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대표단을 만날 수 없었고, 중국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에 실망했다"고 밝힌 그는 "러시아는 중국의 영향력과 외교관까지 동원해 평화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중국 같은 독립적인 강대국이 푸틴의 도구라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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