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반 사업 재점검 집중…방향성 검토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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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든 데스'(돌연사) 위기를 경계하는 SK그룹을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인수합병(M&A) 등의 시나리오가 쏟아지자 그룹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와 그린사업 등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메시지를 내는 등 그룹 다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국내외를 오가며 주요 기업들과 협력체계를 다지는 등 안팎으로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확대경영회의는 8월 열리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의 경영진들이 머리를 맞대는 주요 행사다.
올 들어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을 두고 업계에서는 SK엔무브와 합병한 뒤 상장하는 방안,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언급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그만큼 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작업을 두고 가장 이목을 끄는 건 그룹의 핵심사업에 대한 최 회장의 의중이다. 최 회장은 최근 진행된 대한상의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와 관련해 "반도체 롤러코스터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면서 "캐펙스를 얼마나 더 투자하고 얼마나 더 잘 갈 것이냐 하는 것은 업계에 남아있는 숙제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현상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등 협력 체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전기차를 영원히 안 하고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최근의 캐즘 현상에 대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확대경영회의를 앞둔 SK그룹이 지난달 진행한 SK수펙스추구협의회 결과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이유도 포트폴리오 조정을 보다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알림과 함께 불안함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가능성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다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협의회에서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사업군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포트폴리오, 탄탄한 기술·사업 역량과 자원 등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면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자신감을 갖고 기민하게 전열을 재정비하자"고 당부했다.
리밸런싱 작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더라도 올 상반기 주요 경영진들의 사업에 관한 발언을 들여다보면 본원의 경쟁력을 갖추되 필요한 투자는 진행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정해진 미래"라며"이를 위해 다양한 사업 역량을 단단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즘 현상(일시적 수요정체)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각국 환경정책 및 연비 규제, 전기차 라인업 및 충전 인프라 확대 등으로 지속적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