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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민 90% ‘여성 일왕 찬성’…다시 힘받는 아이코 공주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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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4. 04. 29. 15:54

남성 왕족만 인정하는 왕실전범 개정 목소리가 커질듯
Japan Imperial Garden Party
지난 23일 도쿄 아카사카궁에서 열린 일본 왕실 행사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다른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AP, 연합
최근 거의 모든 일본 국민들이 여성(공주)이 일왕 자리에 오르는 것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현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 대망론이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

28일 교도통신이 나루히토 즉위 5주년을 앞두고 일본 국민들의 왕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일왕에 찬성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90%가 '그렇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국민들이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왕위 계승 서열 1위 후미히토 왕세제나 서열 2위인 그의 아들 히사히토 왕자보다는 아이코 공주가 차기 일왕 자리에 오르길 원한다는 사실이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명확해진 것이다.

특히 왕위 계승과 차기 일왕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2%가 그렇다고 답해 후미히토 왕세제 일가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불신이 높다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간 검소와 겸손을 강조해온 나루히토 일왕 가족과는 달리 후미히토 왕세제 일가는 일반인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액이 투입된 자택 리모델링 공사, 혈세로 운영되는 국가시설 무단사용 논란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었다.
특히 최근에는 성적이 떨어진 히사히토 왕자의 도쿄대학 수시전형 추진을 위해 왕실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행정기관인 궁내청과 국립박물관 소속 전문 연구원들이 공동연구를 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특권을 이용한 스펙쌓기에 나선 정황까지 알려지며 후미히토 왕세제 일가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인식은 더욱 악화됐다.

반면 아이코 공주는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워진 민생을 돌보고 싶다며 대학 졸업 후 예정돼 있던 영국 유학을 취소하고 일본적십자사에 취직을 하는 등 귀감이 되는 행보를 보이며 호감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남자 왕족만이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한 왕실전범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왜 여성 일왕 즉위에 찬성하는가'란 질문에 "성별에 상관없이 능력 있는 왕족이 일왕이 돼야 한다"는 답변이 50%를 차지했고,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히사히토 왕자에 대해 일왕 승계 여부를 지금부터라도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35%나 됐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나루히토 일왕의 직계인 아이코 공주가 차기 일왕 자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이른바 대망론은 많이 언급됐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같이 수치화되고 가시화된 것은 처음인지라 더 엄중하게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근현대사 연구가인 반도 타로 쥬몬지대학 교수는 "(여성 일왕에) 찬성 의견을 낸 응답자들 대부분은 아이코 공주를 염두에 두고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역사를 보더라도 8명이나 되는 여성 일왕이 존재했기에 남성직계만이 승계하는 것이 고유의 문화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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