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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있는 드라마 전성시대...“콘텐츠 토대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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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4. 03. 28. 09:23

대부분 웹툰이나 웹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제작
해외 투자자, 인기 배우들도 원작 있는 작품 선호
신인 기회가 적어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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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있는 작품들이 대거 제작되고 있다. '닭강정'(왼쪽)과 '기생수: 더 그레이' 모두 웹툰이 원작인 시리즈다. /넷플릭스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드라마를 찾기 힘든 시대다. 최근 사랑을 받은 디즈니+의 '무빙',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를 비롯해 얼마 전 공개된 넷플릭스 '닭강정'까지 모두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다. 방영을 앞둔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를 비롯해 웹툰이나 웹소설이 원작인 작품들이 많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드라마로 제작할 경우 원작과 비교, 원작 팬들의 검열 등이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최근 웹툰이나 웹소설의 드라마화가 일반화가 된 이유는 '검증된 작품'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제작자는 배우들의 출연료, 스테프의 인건비, 기타 제작비가 폭등하며 성공이 보장되는 '안전한 선택'이 필요해졌다. 그만큼 드라마 업계 자체가 최근 힘들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하늘을 찌르는 톱 배우들의 출연료는 제작사가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제작을 포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 드라마 작가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기획해서 제작사에 제출했는데 제작사가 오리지널 작품이라고 오히려 꺼려했다"며 "검증된 원작이 없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와 비교해 변별력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해외에서 인기있는 톱 배우들 역시 원작이 있는 작품을 '보험'처럼 생각해서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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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를 앞두고 있는 '선재 업고 튀어'(왼쪽)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 '스터디그룹'은 티빙에서 시리즈로 제작된다./tvN, 와이랩
이런 현상은 부작용도 초래한다. 제작 환경이 악화된 만큼 작품 수가 확연히 줄며 다수의 드라마 제작사가 문을 닫았다. 일부 배우들이 방송에서 "출연할 작품이 없다"고 토로하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K-콘텐츠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드라마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작품이 외면 받으며 오히려 '신선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결국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 생산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위축되면서 신인 감독이나 배우들이 기회를 박탈 당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콘텐츠의 토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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